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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선수위원 도전'원윤종 KADA위원,부산 WADA총회서 유창한 영어 발제 "중복 도핑검사,선수입장서 개선 필요...동료선수 목소리 전달하는게 내 역할"[진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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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평창 봅슬레이 레전드' 원윤종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선수위원(40)이 IOC선수위원 도전을 앞두고 부산 세계도핑방지위원회(WADA) 총회 현장에서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원 위원은 3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WADA총회 중 국가도핑방지기구(NADO), 각 회원국의 규약 및 국제표준에 대한 제언 세션에서 영어 발표에 나섰다. 위톨드 반카 회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원 위원은 현역 시절 도핑 테스트를 받았던 당시의 어려움을 선수 입장에서 설명하고 적극 제언에 나섰다. 원 위원은 전세계 반도핑 전문가들 앞에서 유창한 영어로 "도핑검사 국제표준과 절차 관련해, 선수 입장에서 의견을 공유하고 싶다"면서 입을 열었다. "제 선수 경력 중, 특히 등록 테스트 풀(RTP)에 포함돼 있던 시기에 서로 다른 테스트 주관기관으로부터 같은 날 여러 차례 도핑 테스트를 받는 경우가 있었다. 빈번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에겐 불편을 초래하는 일이다.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도 유사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로서 도핑검사의 의무, 반도핑 테스트 요구사항을 준수할 의무를 당연히 인지하고 있고, 서로 다른 테스트 기관간 조정 및 소통에 행정적 한계도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하지만 선수의 편의가 좀더 개선되고 보다 효율적이고 조화로운 도핑 관리를 위해선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테스트 기관간 더 나은 조정을 촉진할 수 있는 가능한 조치를 찾아보고 테스트의 완전성과 선수의 복지를 균형 있게 고려한 보다 간소화되고 효과적인 반도핑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봅슬레이 은메달을 획득한 원 위원은 내년 2월 6~22일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동계올림픽 기간 IOC선수위원에 도전한다. 올림픽을 70여일 앞두고 국내외에서 폭풍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달엔 봅슬레이·스켈레톤 종목 테스트 이벤트가 열린 코르티나·담페초를 방문해 후배들을 응원했다. 이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3차 대회가 열린 폴란드를 찾았고, 다시 코르티나로 이동해 루지 대회 현장을 함께한 지 이틀 만에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 등 IOC위원 20여명과 각국 스포츠 관계자 2000여명이 참석한 부산 WADA 총회 현장을 찾아 KADA위원으로서 멘토링, 발제, 부대행사에 쉼없이 참가하고 있다. 총회 종료 후에도 발품은 계속된다. 7일 출국해 핀란드 아이스하키 투어를 참관한 후 12~14일 노르웨이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현장도 찾을 계획이다. "유승민 회장님(전 IOC선수위원)께 아침 일찍부터 제일 늦게까지 선수들을 위해 움직이란 조언을 익히 들었다. 그게 정답이다. 한발 더 뛰는 것, 그 진정성이 결국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며 미소 지었다.

원 위원은 준비된 '선수위원'이다. 선수 은퇴 후 2023년 1년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1년간 유학하며 영어 공부에 전념했다. 은퇴 직후 국제 스포츠 행정가의 길을 결심했고, 영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믿음으로 도전을 감행했다. 그리고 2년 후 부산 WADA총회 현장, 그의 유창한 영어 발제는 자신감이 넘쳤다. 원 위원은 "IOC선수위원을 준비하면서 KADA 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는데, 마침 부산에서 아시아 최초로 총회가 열린 건 정말 운이 좋다. 선수 출신으로서 도핑과 싸우면서 클린 스포츠가 지향하는 방향성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 무엇보다 오늘 선수들을 대표해 발표를 하게 돼 뜻깊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WADA총회 현장에서 김나라 KADA선수위원장, 김연경 선수위원, 홍석만 위원, 기보배 위원, 김아랑 위원 등과 함께 뛰면서, 또 폴란드 육상선수 출신 위톨드 반카 WADA 회장, 중국 쇼트트랙 스타 출신 양양 부회장 등 메달리스트 출신 국제 스포츠 행정가들의 활약상을 보며 더 큰 자극과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다양한 선수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선수 출신의 큰 장점이다. 오늘 발제도 봅슬레이 선수위원, KADA 선수위원을 하면서 선수들과 직접 만나 듣고 배우고 느낀 걸 발표했다"면서 "선수들의 목소리가 행정을 바꾸는 초석이다. IOC, WADA 등 국제스포츠단체의 방향성도 더욱 선수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IOC선수위원 선거에서 무조건 2위 안에 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선수들을 대표해 더 목소리를 내고, 한발 더 움직이면서 선수들의 목소리가 행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