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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스쿼드 갖고 하는 것 아냐...흐름에 대응" 변성환 감독의 계획→"수비 무게감 떨어져, 결정력 있는 선수 기용" 김정수 대행의 전략[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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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수원삼성은 상대 흐름의 빈틈을 노린다. 제주SK는 상대 수비 라인에 구멍을 내고자 한다.

수원과 제주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있다. K리그2 2위를 차지한 수원과 K리그1 11위에 자리한 제주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 팀은 모기업이 반도체 패권을 두고 경쟁하기에 '반도체 더비'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어떠한 더비라는 설명보다 '멸망전'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는 경기다.

두 팀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채 답답한 현실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원은 2023년 강등의 아픔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려 2년 동안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K리그1으로 향할 기회를 노렸다. K리그2 첫 시즌에는 6위에 머물며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실패했지만, 올 시즌은 일류첸코 김지현 세라핌 등을 영입해 확실한 전력 보강에 성공하며 우승 경쟁에 나섰다. 인천유나이티드에 밀려 다이렉트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확고한 2위 자리를 통해 곧바로 승강 PO 진출을 확정했다. 제주도 2019년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고자 결연하다. 2019시즌 최하위로 추락해 강등을 경험했으나 2020시즌 곧바로 K리그2 우승으로 승격에 성공했다. 이후 두 시즌 동안 파이널A에 올랐던 제주는 2023시즌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2년 연속 파이널B에 이어 올해는 11위로 승강 PO까지 떨어졌다.

두 팀은 중점을 두는 포인트가 명확하다. 수원은 올 시즌 K리그2에서 76골을 폭격한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일류첸코를 중심으로 한 공격진은 K리그1 팀들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다만 수비가 불안 요소다. 50실점을 허용하며 경기당 1.3골 가까이 허용했다. 경기 감각도 빼놓을 수 없다. 11월 23일 최종전 이후 10일 동안 실전 경기 없이 자체 청백전과 훈련에만 매진했다. 감각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 반면 제주는 경기 감각은 충분하다. 리그 최종전에서 울산을 상대로 1대0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3일 만에 치르는 경기이기에 체력적인 문제가 선수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변성환 감독은 "올 한 해 동안 이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고생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다이렉트 승격이었지만, 아쉽게 이뤄내지 못했다. 두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승강 PO를 조기에 확정하고 승리하는 것이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선수들이 많이 노력했다. 소중한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선수들과 잘 준비했다"고 했다.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는 "간절함, 동기부여를 말했다. K리그1으로 우리가 얼마나 가고 싶은지 간절함을 이야기 했다. 응집력도 전달했다. 상대한테 흐름을 가져올 때 등 서로 소통을 통해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집중력도 강조했다. 찬스가 왔을 때 득점을 해야 하고, 위협적인 장면에서 블록을 해야 하고, 그렇게 하면 좋은 위닝 멘탈리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메세지를 전달했다"고 했다.

양형모 이규성이 명단에서 제외된 점에 대해 "양형모는 2차전까지 지켜봐야 한다. 규성이는 오늘도 나설 수 있었으나, 날씨가 너무 추웠기에 이야기를 나누고 2차전을 뛰는 것으로 결정했다. 조금 더 아껴두고 강한 몸으로 경기를 나서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했다.

제주의 전력에 대해 변 감독은 "라인업을 보면 좋은 선수들이다. 확실한 특징이 있는 선수들이다. 어디 하나 구멍은 없는 것 같다. 좋은 스쿼드라고 본다. 축구라는 것은 스쿼드만 갖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 흐름을 잘 파악해서 대응할 계획이다. 한 방이 있기에 그걸 조심하자고 전달했다"고 했다.

권완규 선발 기용에 대해서는 "마지막 라운드에 테스트를 했고, 그 때 문제 없이 경기를 소화했다. 절대적으로 완규가 필요한 상태다. 오늘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선수단을 구성했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레벨로서도 붙는 것도 고려해 선발을 꾸렸다"고 했다.

이날 수원은 바람과 함께 본격적인 겨울 날씨에 돌입했다. 체감 온도가 영하9도에 이를 정도로 갑작스러운 추위였다. 김정수 제주 감독대행은 "날씨는 다 똑같은 조건이다. 팬들이 많이 오신 것 같다. 크게 생각은 안 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남긴 말에 대해서는 "우리가 하던대로 하길 바란다. 특별한 것보다 우리 경기 흐름대로 끌고 가고 싶은 마음이다. 특별하게 주문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미팅을 통해서 심리적으로 흔들림없이 잘 수행할 수 있기를 부탁했다"고 했다.

수원 삼성의 특징에 대해서는 "공격 자원, 측면 자원이 빠른 선수를 보유한 팀이다. 중앙 스트라이커도 경험이 많다. 그 부분에서 상당한 장점을 갖고 있다. 공격에 비해서 수비는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수비 공략 방안에 대해서는 결정력 있는 선수의 기용을 우선시했다. 김 대행은 "일단은 우리가 공격력이 좋지 않아도, 상대 수비가 약점이라면 공략해야 한다. 결정력 있는 선수들을 먼저 기용하기로 택했다"고 했다.

김승섭의 출전도 수원의 수비를 공략하기 위한 계획이었다. 김 대행은 "공격에 대한 퍼포먼스가 가장 좋은 선수다. 본인이 베스트11도 많이 기대하기도 했다. 유감없이 플레이로 보여주고자 했기에 선발로 기용했다"

제주는 수원과 달리 지난 달 30일 리그 최종전을 치르며 휴식할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 김 대행은 "최대한 빠르게 수원으로 이동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우선시 했다"고 했다.

수원=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