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두산 베어스를 떠나 새 팀을 물색중인 김재환이 위기에 봉착했다. 시장 분위기가 예상보다 차갑다.
몸값도 크게 치솟지 않는 분위기. 경쟁이 없기 때문이다.
김재환이 두산을 떠난건 잠실구장 팩터가 컸다. 작은 구장에서 넘어갈 타구가 잡히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 스트레스가 쌓였다.
올시즌 주춤했던 김재환으로선 반등의 계기가 필요했다.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SSG 랜더스의 홈구장 인천 랜더스필드와 삼성 라이온즈 홈구장 라이온즈파크를 염두에 두고 잠실구장을 떠났다.
하지만 시장은 김재환의 생각대로 흐르지 않았다.
경쟁이 있어야 몸값이 오르기 마련이지만, 이미 두산 베어스라는 원 소속팀으로 돌아갈 다리를 불사르고 나온 상황. 오로지 외부에서 복수의 경쟁팀들이 나와야 유리한 계약이 가능했다.
하지만 김재환은 곧바로 '최형우 유탄'을 맞았다. 희망 선택팀 중 하나였던 삼성 라이온즈가 발 빠르게 FA 최형우를 2년 최대 26억원에 계약하며 거포 영입 시장에서 철수했다. 정교한 타격과 장타력을 동시에 갖춘 해결사. 비록 42세로 리그 최고령 타자지만 여전히 리그 최상급 실력과 꾸준함을 자랑한다. 삼성이 사라지자 선택지는 SSG 랜더스만 남았다. 몸값이 오르기 힘든 상황이다.
김재환이 두산의 제시액에 못 미치는 금액에 계약한다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치게 된다.
김재환은 2025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했다. 김재환은 FA를 포기했다.
두산팬들은 친정팀 두산에 남기 위해서 백의종군하겠다는 선의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는 4년 전 FA 계약의 일부였다. 김재환은 2021년 12월 두산과 4년 계약을 체결할 몸값 일부를 양보하는 대신 유리한 옵션을 획득했다. '4년 계약이 끝난 2025시즌 뒤 구단과 우선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는 조항이었다.
타자친화적 구장으로 이적하려는 김재환의 의지가 컸다. 두산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역풍이 불었다. 이런 세세한 내막을 몰랐던 두산 팬들이 극도의 배신감을 느꼈다. 잔류할 것 같은 모양새였다가 갑자기 떠나니 결과적으로 마치 뒤통수를 친 모양새가 됐다.
차라리 FA를 신청하지 않았을 때 이 옵션을 공개했더라면 팬들의 상처가 조금은 덜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비밀에 부치고 일이 진행되는 바람에 '배신자'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프로 스포츠 스타는 이미지 역시 중요하다.
사실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김재환 계약이 잘못된 건 없다.
옵트아웃은 정당한 권리 행사고, KBO가 승인한 정상적인 계약이다. 옵트아웃과 이적을 고려하는 이유를 처음부터 진솔하게 밝히고, 제2의 야구인생을 모색했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훨씬 긍정적이었을 가능성이 컸다.
이렇게 된 마당에 실리라도 확실하게 챙겨야 하는데 그 또한 여의치 않다. 적어도 두산의 최종 제시 금액을 넘어서야 하는데 이 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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