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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억 아끼고 45억' KIA 낭만 잡고도 찜찜하다…'윈나우' 외치기는 분명 머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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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스토브리그가 끝나지 않았지만, KIA 타이거즈의 행보에 자꾸 물음표가 붙는다. 우승 도전을 목표로 움직이는 팀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KIA는 지금까지 내부 FA 2명 단속에 성공했다. 지난달 왼손 불펜 이준영과 3년 12억원에 계약했고, 4일 왼손 베테랑 에이스 양현종과 2+1년 45억원에 계약했다.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 단속도 유의미했다. 네일은 총액 200만 달러(약 29억원) 재계약에 합의했다. 내년 시즌 기준 지금까지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이다. 네일은 지난 2시즌 동안 53경기, 20승9패, 313⅔이닝,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 그만한 가치를 해냈다.

2차 드래프트에서는 베테랑 투수 이태양과 내야수 이호연을 영입했다.

그런데 잃은 선수가 더 많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두산 베어스와 4년 80억원에 계약해 이적했고, 백업 포수 한승택은 KT 위즈와 4년 10억원에 사인했다. 가장 큰 충격은 4번타자 최형우의 이탈. 최형우는 2년 총액 26억원에 합의, 친정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갔다. 삼성이 KIA에 보상금 15억원을 내는 것까지 더하면 실제 투자 금액은 41억원이다.

최형우는 올해 KIA에서 가장 건강했고, 가장 성적이 좋은 타자였다. 133경기 타율 0.307(469타수 144안타), 24홈런, 86타점, OPS 0.928을 기록했다. KIA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유일한 3할타자고, 타점과 OPS 1위, 홈런 2위에 올랐다.

KIA는 그런 최형우와 협상에 '진정성'을 이유로 삼성에 밀렸다. 사실 KIA는 최형우가 고정 지명타자로 있으면서 나성범, 김선빈 등 다른 베테랑 타자들의 출전 시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최형우가 떠난 건 도움이 되지만, 당장 타석에서 최형우 이상의 파괴력을 보여줄 4번타자가 딱 떠오르진 않는다.

어쨌든 KIA는 최형우를 놓치면서 최소 26억원을 아꼈고, 양현종 잔류에 올인해 45억원을 썼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대우하는 낭만은 챙겼는데, 지금까지 행보를 종합하면 다음 시즌 우승 재도전을 위해 과감히 투자한다는 느낌이 들진 않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KIA는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하고, 올해가 우승 전력을 유지하면서 마지막으로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주축 선수의 줄부상 악재 속에 8위에 머물렀다. KIA가 스토브리그에서 힘을 빼고 움직이게 된 결정적 계기로 보인다.

추가 보강 전력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 KIA는 이제 내부 FA는 필승조 조상우 한 명이 남아 있고, 외국인 투수 1명과 외국인 타자, 그리고 아시아쿼터 선수까지 아직 계약을 완료하지 못했다. 외부 선수 영입 가능성을 완전히 닫진 않았지만, 깜짝 영입이 기대되는 선수는 지금까진 없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일단 있는 전력으로 꾸려 보겠다는 계획이다. 나성범, 김선빈, 김도영, 오선우, 윤도현 등이 다음 시즌 KIA 타선의 화력을 좌우할 핵심 선수들이다. 물론 건강이 전제돼야 한다.

선발은 양현종이 중심을 잡고, 이의리 김도현 김태형 황동하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기대해야 하고, 불펜은 조상우 잔류 여부에 따라 추가 구상이 필요해 보인다.

KIA는 남은 스토브리그 기간 반전이 될 만한 보강을 이룰 수 있을까. 두산과 삼성, 한화 등이 공격적인 전력 보강을 한 것과는 분명 대조적이다. 이대로면 5강 전력으로 평가받기도 어려울지 모른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