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축구의 월드컵 성패는 유럽팀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은 세계 축구의 패권 대륙으로 가장 많은 팀이 월드컵에 나선다. 한국은 최소 1팀 이상을 월드컵에서 상대해야 한다. 이들 유럽팀과의 결과에 따라 실제 한국의 성적이 결정됐다. 한국이 16강에 오른 세 번의 대회를 보면 모두 조별리그에서 유럽팀을 제압했다. 2002년 한-일 대회에서는 폴란드(2대0)와 포르투갈(1대0)을 제압했고, 2010년 남아공 대회서는 그리스를 2대0으로 꺾었다. 2022년 카타르 대회서는 최종전서 포르투갈에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기적 같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때문에 최소 1팀 이상이 자리할 유럽팀의 향방은 우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었다. 북중미월드컵 조추첨식이 6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에서 열렸다. 플레이오프(PO)를 앞둔 6개국을 제외하고, 본선 진출이 확정된 42개국 사령탑이 총 출동했다. 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도 4일 현지에 입성했다.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FIFA랭킹 15위), 남아공(61위), 유럽 PO D승자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유럽 PO D조에는 덴마크, 북마케도니아, 아일랜드, 체코가 속했다.
포트2인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가 있는 A조로 들어갔다. 운명의 향방은 포트3로 쏠렸다. 포트3에서 누가 합류하느냐에 따라 32강 진출의 향방이 결정됐다. 노르웨이, 이집트, 알제리, 코트디부아르 등과 한 조에 속할 경우에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포트3에서 FIFA랭킹이 가장 낮은 남아공과 한조에 속하는 행운을 누렸다.
당연히 포트4는 유럽팀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유럽 PO 승자와 격돌해야 했다. PO로 떨어지며, 포트4에 속했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팀들이 많았다.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FIFA랭킹 12위 이탈리아, 빅토르 요케레스(아스널)-알렉산더 이삭(뉴캐슬)이 있는 스웨덴(43위), '강호' 튀르키예(25위) 등은 본선에 직행에도 손색이 없는 팀들이었다.
홍명보호는 덴마크, 북마케도니아, 아일랜드, 체코가 자리한 유럽 PO D조와 한조에 속하며 이들 강호를 모두 피했다. FIFA랭킹 21위인 덴마크가 전력상으로 가장 앞서 있지만, 우리가 겁낼만한 슈퍼스타는 없다. 세계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중 하나로 꼽히며,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볼프스부르크)은 전성기에서 내려온지 오래고, 안드리아스 크리스텐센(바르셀로나), 캐스퍼 슈마이켈(셀틱) 등도 내리막이다. 라스무스 호일룬(나폴리), 파트리크 도르구(맨유) 등이 주목할 스타들이다. 덴마크는 스코틀랜드에 밀려 C조 2위로 PO에 진출했다.
덴마크 대신 체코, 아일랜드, 북마케도니아가 이변을 일으킬 경우, 우리 입장에서는 더욱 좋은 조에 놓이게 된다. 체코는 FIFA랭킹 44위, 아일랜드는 59위, 북마케도니아는 65위다. 체코는 과거 파벨 네드베드 시절의 위용을 잃은지 오래다. 현재 패트릭 쉬크(레버쿠젠), 토마스 수첵(웨스트햄)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일랜드와 북마케도니아에는 빅리그 보다는 하부리그 출신들이 많다. 체코는 크로아티아에 이어 L조 2위, 아일랜드는 포르투갈에 이어 F조 2위로 PO에 나선다. 북마케도니아는 벨기에, 웨일스에 이어 J조 3위에 올랐지만, 네이션스리그 성적으로 PO 진출에 성공했다.
체코-아일랜드와 덴마크-북마케도니아가 3월26일 준결승을 치른 후 승자가 31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둔 한 판 승부를 펼친다. 이들과 월드컵 첫 경기를 펼치는 한국 입장에서는 불과 두 달여를 남겨두고 1차전 상대를 알게되는 셈이다. 첫 경기 중요성을 고려할때 상대적으로 분석할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4개국을 모두 분석하는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