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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멕시코' 손흥민, '마지막 월드컵' 앞두고 괜히 미국 갔나…홍명보호 조 1위 통과시 16강까지 멕시코 '강제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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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홍명보호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서 '역대급 꿀조'에 속했다는 평가지만,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33·LA FC)에겐 그다지 달갑지 않을 것 같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장장 15년이 넘는 유럽 커리어를 끝마치고 전격적으로 미국프로축구(MLS) 무대로 향했다. MLS 역대 최고 이적료(2200만달러·약 306억원)를 경신하며 LA FC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손흥민은 이적 당시 복수 매체와 인터뷰에서 LA의 미래 비전뿐 아니라 북중미월드컵도 MLS를 선택한 배경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9월 'W' 매거진을 통해 "나에겐 마지막일 수 있는 월드컵이다. MLS를 선택한 이유 중엔 월드컵을 잘 준비하고 싶은 이유도 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부터 2018년 러시아월드컵,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 무대를 누빈 손흥민은 34세에 맞이하는 2026년 북중미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리고 월드컵 본선을 약 1년 남겨두고 공동개최국(미국·캐나다·멕시코) 중 한 곳이자 가장 많은 경기가 열리는 미국행을 택했고, 2025시즌 후반기를 통해 LA뿐 아니라 시카고, 댈러스, 세너제이, 솔트레이크, 세인트루이스, 오스틴, 콜로라도 등 다양한 도시의 다양한 경기장을 직접 누비며 새로운 환경, 잔디 상태 등을 미리 경험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월드컵 개최 경기장 중 하나인 댈러스의 AT&T스타디움에서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MLS 데뷔골을 넣었다. 이 골은 2025년 MLS 올해의 골로 선정됐다.

지난달엔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캐나다 밴쿠버의 BC 플레이스에서 MLS컵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전을 치렀다. BC 플레이스 역시 월드컵 개최 경기장이다. 손흥민은 월드컵을 치르는 16개 경기장 중 2곳을 누벼본 셈.

한데 6일 북중미월드컵 본선 조추첨 결과, 홍명보호는 캐나다,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서만 조별리그 전 경기를 치르게 됐다. A조에 속한 한국은 내년 6월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유럽 PO 승자(덴마크, 북마케도니아, 아일랜드, 체코 중 한 팀)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펼치고, 19일 같은 경기장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맞붙는다. 25일엔 장소를 몬테레이의 에스타디오 BBVA로 옮겨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격돌한다.

한국이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하면 6월29일 '익숙한' LA로 이동해 SoFi 스타디움에서 B조 2위와 32강전을 치른다. 손흥민이 '미국 진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B조엔 캐나다, 카타르, 스위스, 유럽 PO A 승자가 속했다.

48개국 체제인 이번 월드컵은 12개조 1, 2위와 3위 중 성적이 좋은 8개팀 총 32개팀이 본선 토너먼트에 오른다. 한국이 A조를 3위로 통과해도 미국으로 향한다. 3위팀 순위에 따라 미국 보스턴 혹은 시애틀에서 경기를 치른다.

반면 멕시코, 남아공, 유럽 PO D 승자를 제치고 조 선두로 토너먼트를 통과할 경우 멕시코에 '강제 잔류'한다. A조 1위는 7월1일 C·E·F·H·I조 3위 중 한 팀과 멕시코시티의 에스타디오 아즈테카에서 만난다. 그리고 32강전에서 승리하면 16강도 같은 경기장에서 펼친다. 북중미월드컵은 8강 이후부터 미국에서만 경기를 소화한다.

손흥민이 월드컵을 앞두고 멕시코를 먼저 경험할 시나리오는 존재한다. 소속팀 LA FC는 2025시즌 MLS 서부 컨퍼런스 3위 자격으로 2026년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참가 자격을 획득했다. 챔피언스컵은 내년 2~5월에 열린다. 멕시코에선 톨루카, 클럽아메리카, 몬테레이, 크루스아줄, UANL, UNAM가 참가한다. LA FC가 이중 몬테레이와 만나면, 미리 월드컵 무대를 경험해볼 수 있다.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