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이 새로운 스승을 맞이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는 수석코치로 활약한 마크 도스 산토스(48·캐나다)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LA FC는 6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도스 산토스 감독을 제3대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지난 4시즌 동안 수석코치로 활약하면서 3개의 트로피(2022년 MLS컵, 2022년 서포터스 실드, 2024년 US 오프컵)를 들어 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LA FC는 2일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과 결별했다. LA FC는 '체룬돌로 감독은 우리 역사의 일부다. 감사하다. 당신은 영원한 LA FC의 감독'이라고 밝혔다. 이미 예견된 이별이다.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이 둥지를 틀기 전 시즌 후 이별하기로 결정했다.
1979년생인 체룬돌로 감독은 현역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 하노버의 '원클럽맨'이었다. 함부르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손흥민은 체룬돌로 감독과 적으로 상대했다.
그는 2022년 1월 LA FC의 지휘봉을 잡았다. 첫 해 MLS컵 정상을 선물했다. 그 해 서포터스실드 우승컵도 들어올렸고, 2024년에는 US오픈컵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올해 손흥민이 이적하기 전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도마에 올랐다. LA FC는 지난 4월 가족과 관련된 이유로 시즌 후 체룬돌로 감독이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LA FC에서 104승39무49패를 기록했다.
체룬돌로 감독은 마지막 시즌, 우승을 꿈꿨다. 오른팔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둥지를 튼 후 LA FC가 달라졌다. 손흥민은 비록 정상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13경기에서 12골 4도움을 올리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를 완벽하게 접수했다.
손흥민 덕에 드니 부앙가도 살아났다. 부앙가는 MLS 최초로 3년 연속 20골 고지를 밟는 새 역사를 작성했다.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을 중앙에 포진시키고, 부앙가를 왼쪽에 두며 동선 정리를 했다. 손흥민이 가짜 9번처럼 움직이면, 부앙가가 전방으로 파고들며 마무리를 하는 장면은 LA FC의 전매특허였다.
LA FC는 지난달 23일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2025년 MLS컵 플레이오프(PO) 서부 컨퍼런스 4강전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2대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며 시즌을 접었다. 손흥민은 0-2로 끌려가던 후반 만회골에 이어 추가시간 극장 동점골을 터트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그러나 마침표는 고통이었다. 첫 번째 키커로 나섰지만 실축하며 대역전에 실패했다.
아쉽게 우승에 실패했지만,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에게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손흥민 프리킥 득점) 그 장면은 월드클래스였다. 손흥민은 LA FC와 대한민국 A대표팀, 이전 클럽에서도 그런 장면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월드클래스다. 그런 선수를 보유하고 지도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기록이 모든 걸 말해준다. 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우리가 보여준 경기력, 승리한 경기 수, 득점수 등 모든 지표가 명확하게 그런 영향력을 보여준다. 미디어가 잘 알기 어려울 텐데, 손흥민이 우리 선수단에 있다는 게 팀 전체에 자신감을 심어준다. 손흥민은 좋은 선수일뿐 아니라 주변 선수들을 더 발전시키는 선수"라며 "욕심을 내고 싶진 않지만, 손흥민이 일찍 합류했다면 우린 지금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손흥민이 풀 시즌을 치르는 걸 정말 기대하고 있다. 다음시즌 손흥민이 LA FC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고 했다.
체룬돌로 감독은 또 "우리 관계는 정말 굉장하다. 알다시피 우리는 수년 전 경기에서 맞붙었다. 그런 선수를 이곳에서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마 손흥민에게 더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연락을 이어갈 것 같은 선수"라고 덧붙였다.
후임은 일찌감치 예고된 대로 도스 산토스 수석코치로 결정이 났다. 과거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등이 거론됐지만, LA FC는 내부 승격을 택했다. 도스 산토스 신임 감독은 2018년 LA FC의 초대 코칭스태프 멤버로 LA FC와 연을 맺었다. 2018~2021년까지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지휘하다가 2022년 LAFC 수석 코치로 복귀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브라질,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유스와 프로 레벨을 포함해 약 20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이어간 '베테랑'이다. 그는 2022년 9월 LAFC 수석코치로 재직하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프로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산토스 감독은 "LA FC의 감독 역할을 맡게 되어 영광이다. 이곳은 특별한 클럽이다. 훈련장이나 경기장에 들어오는 순간,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그리고 모든 이들의 열정을 볼 때 바로 느낄 수 있다. 이곳의 야망은 우리가 매일을 살아가는 방식과 스스로 설정하는 기준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며 "나의 초점은 이미 구축된 강한 기반과 문화를 이어 나가는 것이다. 선수들, 스태프, 그리고 서포터들과 함께 앞으로의 도전을 맞이하게 되어 매우 기대된다"며 부임 소감을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