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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컵 현장리뷰]'이승우, 퇴장 유도→연장 결승골→퇴장 원맨쇼쇼쇼' 전북, '이정효 퇴장' 광주 2-1로 꺾고 코리아컵 정상, 5년만의 더블로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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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전북 현대가 통산 두 번째 더블을 달성하며 '이보다 좋을 수 없는' 2025시즌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6일 오후 1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2025년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에서 2대1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었다. 전반 이정효 광주 감독이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로 퇴장을 당하는 변수 속 전반 추가시간 2분 이동준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25분 프리드욘슨에게 동점골을 내준 전북은 포기하지 않고 연장전반 추가시간 1분 조커 이승우의 극적인 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승우는 연장 전반 조성권의 퇴장을 유도하고, 득점 후 누적경고로 퇴장하는 원맨쇼로 '특급 조연'을 자처했다.

이로써 지난달 K리그1 조기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최초 10회 우승을 이룬 전북은 2020년에 이어 5년만에 K리그1과 코리아컵 동시 우승을 뜻하는 더블을 기록했다. FA컵이 코리아컵으로 명칭이 바뀐 이후론 최초의 더블로, 전북은 프로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두 번 이상 더블을 달성한 팀으로 등극했다.

2000·2003·2005·2020·2022년 코리아컵 정상에 오른 전북은 또한 2022년 이후 3년만에 코리아컵에서 우승하며 포항 스틸러스와 통산 최다우승(6회) 동률을 이뤘다.

이날 퇴장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한 우루과이 출신 명장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관중석에서 지도자 경력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반면 구단 역사상 최초로 결승전에 오른 광주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아쉽게 첫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전북은 티아고를 원톱으로 세우고, 이동준 송민규를 양 측면에 배치했다. 강상윤 김진규 박진섭이 스리미들을 구축했고, 김태환 연제운 홍정호 김태현이 포백으로 늘어섰다. 김정훈이 NO.1 송범근을 대신해 이날도 골키퍼 장갑을 꼈다. 송범근 최철순 감보아, 맹성웅 권창훈 이영재 이승우 전진우 츄마시가 벤치에 앉았다.

포옛 감독은 8월 강원과의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에서 판정 항의로 퇴장해 이날 결승전을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K리그 5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타노스 수석코치가 이번 결승전을 지휘했다.

광주는 프리드욘슨, 헤이스가 투톱을 맡고, 신창무 주세종 유제호 하승운이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조성권 변준수 진시우 심상민이 포백을 만들고, 김경민이 골키퍼로 나섰다. 노희동 김진호 민상기 이강현 최경록 오후성 문민서 박인혁 권성윤이 벤치 대기했다.

전반전은 '축구력' 대결이라기보단 'UFC'에 가까웠다. 양팀은 공 하나를 두고 치열한 몸싸움을 주고받았다. 특히,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중 경합, 지상 경합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전반 도중 광주 서포터석에선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팬들의 외침인 "정신차려, 심판"이 울려퍼졌다. 전북 원정팬의 응원도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러다보니, 서로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36분 헤이스가 박진섭을 향한 반칙으로 경고를 받았다. 이정효 감독은 이 판정에 대해 거칠게 항의했다. 37분, 김태환이 다리 부상을 호소하며 최철순과 교체됐다.

40분, 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광주 왼쪽 진영에서 볼 다툼 중 공이 사이드라인 밖으로 흘렀다. 주심은 전북의 공을 선언했다. 이에 흥분한 이정효 감독이 거칠게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다. 이 감독은 경고를 받은 이후에도 항의를 멈추지 않았고, 결국 퇴장을 당했다. 양팀 모두 수장을 잃은 채 남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

43분, 김태현의 중거리 슛은 높이 떴다. 45분 프리드욘슨의 헤더는 골키퍼 품에 안겼다. 그렇게 무득점으로 끝날 것 같았지만, 후반 추가시간 94분 전북이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낚았다. 전북의 코너킥 상황에서 짧은 패스를 받은 김태현이 문전을 향해 높은 크로스를 띄웠다. 이를 김경민이 잡으려고 두 팔을 뻗는 순간, 진시우가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아군끼리 충돌하며 공이 옆으로 흘렀다. 송민규가 영리한 발바닥 패스로 골문 앞 이동준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었고, 이동준이 빈 골문을 향해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선제실점 후 흥분한 광주의 변준수가 티아고를 고의로 밀치며 경고를 받았고, 주세종은 패스 미스를 커버하기 위해 이동준에게 깊은 태클을 시도하다 또 경고를 받았다. 전반은 전북이 1-0 앞선 채 마무리됐다.

광주는 하프타임에 주세종을 빼고 이강현을 투입하며 중원에 변화를 줬다. 후반 7분 광주가 두 번째 변수를 맞았다. 송민규의 단독 드리블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골키퍼 김경민이 동료와 정면 충돌하며 부상을 입어 노희동과 교체됐다. 후반 11분, 전북의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조성권이 고의 반칙으로 경고를 받았다.

15분, 전북이 절호의 추가골 찬스를 날렸다. 역습 상황에서 송민규의 중거리 슛과 김태현의 왼발 발리슛을 잇달아 노희동이 선방했다. 21분, 신창무의 프리킥은 정직하게 날아가 골키퍼 품에 안겼다.

몰아치던 광주가 25분 동점골을 뽑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상대 진영 우측에서 신창무가 파포스트 쪽으로 길게 넘겨준 공을 헤이스가 헤더로 연결했고, 골문 앞 쪽으로 튀어오른 공을 프리드욘슨이 영리하게 헤더로 밀어넣었다. 광주는 득점 직후 프리드욘슨과 신창무를 빼고 박인혁과 최경록을 투입했다.

전북도 후반 29분 송민규 강상윤을 빼고 이영재 전진우를 투입하며 2선에 부족한 에너지를 채워넣었다. 34분, 전진우의 슈팅은 무위에 그쳤다. 35분, 최경록의 헤더는 골대 위로 떴다. 전북은 39분, 이동준 김진규를 빼고 이승우 맹성웅을 투입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이승우의 힐패스를 받은 전진우가 호기롭게 왼발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추가시간 5분 박진섭의 헤더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추가시간 8분, 전진우가 박스 안에서 방향을 바꿔 돌파하는 상황에서 진시우의 다리에 걸렸지만, 주심은 노파울을 선언했다. 양팀은 정규시간 90분 동안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전반 2분 이승우의 오른발 중거리슛은 힘없이 굴러가 골키퍼 품에 안겼다. 광주는 연장전반 5분 하승운을 빼고 오후성을 투입했다. 10분, 광주의 세 번째 변수가 발생했다. 전북 진영 사이드라인에서 공을 다투던 조성권과 이승우 사이에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조성권은 이미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간 상황에서 이승우의 가슴 쪽을 어깨로 강하게 밀었다. 주심은 경고를 내밀었고, 누적경고로 퇴장했다.

숫적 우위를 안은 전북이 남은 시간 몰아치기 시작했다. 광주는 연장전반 15분 유제호를 빼고 김진호를 투입하며 수비진을 재정비했다. 전북은 최철순 대신 권창훈을 투입했다. 추가시간 1분, 이승우가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뜨리며 잠잠한 경기장에 다시 불을 지폈다. 우측 김태현의 오른발 크로스가 광주 수비진을 모두 지나쳐 파포스트 앞에 있는 이승우에게 연결됐고, 이승우가 감각적인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연장후반 1분 전북도 갑작스런 변수를 맞았다. 이승우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권성윤과 경합 상황에서 반칙을 범해 경고누적으로 퇴장했다. 공중에서 머리로 착지한 권성윤은 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한 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일어나지 못했고, 급기야 앰뷸런스가 긴급 투입됐다. 십자인대 부상을 털고 복귀한 권성윤은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승우는 퇴장을 당해 벤치로 향하는 도중에 광주 선수와 신경전을 벌였다. 권성윤 대신 김진호가 교체투입됐다.

연장후반 13분 티아고의 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추가시간 1분 박진섭의 발리슛은 수비수 머리에 맞고 밖으로 흘렀다. 감보아의 중거리슛은 크로스바에 맞고 나왔다. 추가시간이 모두 흘렀다. 추가골은 없었다. 경기는 그대로 전북의 2대1 승리로 끝났다. 전북이 5년만에 더블을 달성했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