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3쿠션의 '살아있는 전설' 다니엘 산체스(웰컴저축은행)가 프로당구 PBA 2개 투어 연속 정상을 밟으며 'PBA의 레전드'로 자리잡았다.
산체스는 7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5~2026시즌 8차투어 '하림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에서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4대2(9-15, 15-9, 15-8, 15-0, 9-15, 15-9)로 승리하고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로써 산체스는 지난 11월 초 열린 직전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지 불과 26일 만에 또 하나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더불어 PBA무대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상금 1억원을 더한 산체스는 시즌 랭킹 1위(2억8150만원·33만7500포인트)를 굳게 지켰고 누적 상금 4억원을 돌파, 종전 11위서 6위(4억200만원)로 뛰어올랐다.
지난 2023~2024시즌 PBA에 도전장을 던진 산체스는 세 시즌만에 '역대급'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개막전 준우승에 이어 3차투어(NH농협카드 챔피언십) 4강에 올랐고, 지난 6차전부터는 무려 3개 투어 연속 결승에 올랐다. 8개 투어 중 절반이나 결승전에 올라 2회 우승컵을 들었다. 누구보다 빠르게 프로당구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반면, 1년여 만에 정상 복귀를 노렸던 강동궁은 4강전까지 애버리지 2점대로 맹활약하며 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켰다. 한 대회에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수여되는 웰컴톱랭킹(상금 400만원)은 64강에서 이재흥을 상대로 애버리지 3.750을 기록한 응우옌꾸옥응우옌(베트남·하나카드)이 수상했다.
결승전 초반 두 세트는 사이 좋게 나눠 가졌다. 첫 세트는 강동궁이 15-9(9이닝)로 따냈고, 2세트에선 산체스가 4이닝 만에 15점을 채워 15-9로 가져갔다.
2세트를 따낸 산체스가 속도를 높였다. 3세트 2이닝째 하이런 11점을 쓸어담아 훌쩍 앞서나간 데 이어, 3이닝 3득점 이후 6이닝에서 남은 1득점을 채워 15-8로 경기를 리드하기 시작했다.
집중력을 찾은 산체스의 날카로운 큐 끝은 4세트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초구를 놓친 강동궁의 실수를 틈타 1이닝 7득점, 2이닝에선 뱅크샷 두 차례를 더해 하이런 8점을 몰아치며 단 2이닝만에 15-0 완승, 우승컵까지 한 걸음을 남겼다.
패배 위기에 몰린 강동궁이 힘을 냈다. 강동궁은 5세트 들어 섬세한 컨트롤로 득점을 쌓아 6이닝에서 하이런 9점을 터트리는 등 13-6으로 앞섰고, 8이닝 2득점을 추가해 15-8, 세트스코어 2-3 한 세트를 추격했다.
그러나 산체스는 더 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강동궁이 1이닝부터 3이닝 공격까지 9-0으로 앞섰으나 3이닝 공격에서 산체스가 8점으로 맞받아 8-9로 추격했다. 이후 강동궁은 공타, 산체스가 4이닝 5득점과 5이닝 2득점으로 15-9로 마무리, 세트스코어 4-2 우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산체스는 "매우 기쁘다. 이번 시즌에 4번의 결승전을 치렀고, 다섯 번 4강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둬서 만족스럽고, PBA에 적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지금의 성적과 플레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의 내 경기력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즌 여덟 번째 투어가 마무리된 가운데, PBA는 내달 3일부터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웰컴저축은행PBA 팀리그 2025~2026' 5라운드를 재개한다. 5라운드를 종료한 후에는 곧바로 팀리그 포스트시즌에 돌입, 시즌 최강팀을 가린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