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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윗집 사람들'의 메가폰을 잡은 하정우는 "초기에 받은 시나리오가 해외 작품 번역본 수준이었다"며 "완성본과는 거리가 먼 1차 번역본을 들고 가장 먼저 의견을 구한 사람은 공효진이었다"고 말했다. 공효진은 당시를 떠올리며 "처음 받았을 때 솔직히 너무 당황했다"고 웃으며 말했고 "전화로 한 시간 넘게 하정우에게 의견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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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혹평은 대본 디벨롭의 출발점이 됐다. 하정우는 "촬영 들어갈 땐 진짜 많이 고쳐서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지금의 시나리오는 그 과정을 거쳐 완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효진 역시 "잔소리가 아니라, 진짜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걸고 또 걸었다"며 "현장에서 보니 결국 다 필요했던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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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은 하정우에게도 숨김없이 직설을 날린다. "오빠, 이거 하나도 안 웃겨요", "이렇게 가면 여자 관객들한테 정 떨어져요" 같은 말도 서슴지 않는다. 보통 누군가의 '톱스타 감독'에게 쉽게 할 수 없는 말이지만, 공효진은 예외다. 하정우 역시 "효진이가 유일하게 나한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연출·연기·의상까지 다 간섭한다"고 웃었다. 공효진은 "하정우가 연출하는 작품인 만큼 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배우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잔소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정우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제일 든든한 프로듀서였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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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는 또 "내가 영화 촬영을 끝내고 맹장이 터져서 수술을 했다. 80%는 공효진 때문이다"라고 눙치기도 했다.
여기서 공효진의 역할이 컸다. 시나리오가 다른 배우들에게도 돌아가는 동안 공효진은 계속해서 "그래도 이 인물은 하늬가 제일 어울린다"며 의견을 냈다고 한다. 제작진과 대화 중 "그 분도 좋지만, 이 캐릭터만큼은 이하늬가 훨씬 맞는 것 같다"고 여러 번 강조했고, 결국 다시 캐스팅 논의 테이블에 오르면서 이하늬가 합류하게 됐다.
하정우는 "실제로 우리에겐 이하늬가 늘 1번 옵션이었다"며 "잠깐 놓쳤다가 다시 돌아온 느낌이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잘 맞는 선택이었다"고 정리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