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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윗집사람들' 촬영 끝내고 맹장터져 수술…80%는 공효진 탓"이라고 말하는 이유(짠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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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하정우·공효진·이하늬가 영화 '윗집 사람들'을 준비하며 겪었던 캐스팅 비화와 치열한 대본 작업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들은 8일 공개된 신동엽의 유튜브 채널 '짠한형'의 '층간 성음(?) 난무하는 하정우 이하늬 공효진 김동욱 대환장 잡도리 파티'라는 제목의 영상에 함께 등장했다.

영화 '윗집 사람들'의 메가폰을 잡은 하정우는 "초기에 받은 시나리오가 해외 작품 번역본 수준이었다"며 "완성본과는 거리가 먼 1차 번역본을 들고 가장 먼저 의견을 구한 사람은 공효진이었다"고 말했다. 공효진은 당시를 떠올리며 "처음 받았을 때 솔직히 너무 당황했다"고 웃으며 말했고 "전화로 한 시간 넘게 하정우에게 의견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여자는 이렇게 안 움직여요" "이건 한국 관객이 납득 못 해요"라며 장면별로 세세한 지적을 이어가자, 정작 연출을 맡은 하정우는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였다"며 웃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혹평은 대본 디벨롭의 출발점이 됐다. 하정우는 "촬영 들어갈 땐 진짜 많이 고쳐서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지금의 시나리오는 그 과정을 거쳐 완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효진 역시 "잔소리가 아니라, 진짜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걸고 또 걸었다"며 "현장에서 보니 결국 다 필요했던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도 수정은 계속됐다. 리딩부터 리허설, 촬영 직전까지 단어 하나, 어감 하나를 두고 토론이 이어졌다. 배우들은 "심지어 '이거'냐 '그거'냐를 가지고도 실갱이를 했다"며 "그만큼 네 명의 대사로 승부해야 하는 영화라, 말 하나라도 쉽게 넘길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공효진은 하정우에게도 숨김없이 직설을 날린다. "오빠, 이거 하나도 안 웃겨요", "이렇게 가면 여자 관객들한테 정 떨어져요" 같은 말도 서슴지 않는다. 보통 누군가의 '톱스타 감독'에게 쉽게 할 수 없는 말이지만, 공효진은 예외다. 하정우 역시 "효진이가 유일하게 나한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연출·연기·의상까지 다 간섭한다"고 웃었다. 공효진은 "하정우가 연출하는 작품인 만큼 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배우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잔소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정우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제일 든든한 프로듀서였다"고 인정했다.

하정우는 "손님들이 방문한 날, 내일 찍을 장면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텐트 안 모니터 앞에서 공개적으로 목소리가 높아졌다, 평소엔 머뭇거릴 일이 거의 없는데, 그날은 말문이 막혔다"며 "내 인생에서 거의 처음 겪는 머뭇거림이었다"고 회상했다. 공효진은 "솔직히 손님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고 해명하며 "항상 현장에 사람들이 드나들다 보니, 그날도 그냥 평소처럼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웃었다.

하정우는 또 "내가 영화 촬영을 끝내고 맹장이 터져서 수술을 했다. 80%는 공효진 때문이다"라고 눙치기도 했다.

여주인공 이하늬의 캐스팅에는 작은 드라마도 있었다. 하정우는 처음부터 "1순위는 이하늬였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당시 이하늬는 이전 작품 촬영과 허리 부상 여파로 스케줄이 빠듯한 상황. 제작진은 "이 타이트한 일정에 모시기 어렵다"며 잠시 다른 배우들을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 이하늬는 이 과정을 두고 "저는 솔직히 '한번 까였다가 다시 들어온 카드'라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쉬고 싶어서 '두 주만 쉬고 들어가면 안 되겠냐'고 했는데, 일정상 힘들다고 해서 그냥 끝났구나 싶었다"고 웃었다.

여기서 공효진의 역할이 컸다. 시나리오가 다른 배우들에게도 돌아가는 동안 공효진은 계속해서 "그래도 이 인물은 하늬가 제일 어울린다"며 의견을 냈다고 한다. 제작진과 대화 중 "그 분도 좋지만, 이 캐릭터만큼은 이하늬가 훨씬 맞는 것 같다"고 여러 번 강조했고, 결국 다시 캐스팅 논의 테이블에 오르면서 이하늬가 합류하게 됐다.

하정우는 "실제로 우리에겐 이하늬가 늘 1번 옵션이었다"며 "잠깐 놓쳤다가 다시 돌아온 느낌이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잘 맞는 선택이었다"고 정리했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