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의 운명이 엇갈렸다.
영국의 BBC는 9일(한국시각) '살라가 인터 밀란전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BBC는 '살라는 밀라노에서 열리는 인터 밀란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는 슬롯이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서 내린 결정이다. 살라가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의 성격과 시기를 고려해, 그를 잠시 선발에서 제외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도리 것이라고 전했다. 구단은 공식적인 징계는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살라와 리버풀의 관계는 벼랑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발단은 살라의 부진이었다. 2025~2026시즌 살라는 팀 내 영향력이 급격하게 추락했다. 이전의 살라와는 달리 문전에서의 부진이 돋보였고, 경기 영향력이 크게 떨어졌다. 최근 경기에서는 아르네 슬롯 감독이 살라를 빼고 경기를 승리하자, 살라가 없는 리버풀이 더 나은 팀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그의 존재감은 리버풀에서 대단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호령하던 공격수다. 명실상부한 리버풀의 에이스였다. 2017년 리버풀에 처음 이적한 이후부터 줄곧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각종 기록을 휩쓸며 리버풀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나아갔다. EPL 골든 부트(득점왕)만 4회(2017~2018시즌, 2018~2019시즌, 2021~2022시즌, 2024~2025시즌)를 차지했고 2017~2018시즌, 2024~2025시즌에는 EPL 올해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2024~2025시즌은 살라가 더욱 뜨거운 경기력을 선보인 한 시즌이었다. 공식전 52경기에서 34골23도움이라는 엄청난 스탯을 기록한 살라는 발롱도르 후보로도 거론되는 등 뜨거운 발끝으로 유럽을 긴장시켰다.
살라는 자신을 향한 홀대에 참지 않았다. 인터뷰로 응수했다. 그는 "구단이 나를 버스 아래로 던져버린 것 같다. 지금 내 심정이 그렇다. 누군가 내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게 분명하다"며 "솔직히 말하면 이 상황은 내가 용납할 수 없다. 이해다 안 된다. 내가 문제라고 생각치 않는다. 나는 이 팀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매일 내 자리를 얻기 위해 싸울 필요가 없다. 내가 그 자리를 얻었다. 누구보다 위대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난 이미 내 자리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살라의 폭탄 발언 이후 구단은 감독인 아르네 슬롯에게 조금 더 힘을 실어줬다. 결국 살라는 인터 밀란과의 경기 소집 명단에서 제외되며, 향후 거취를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한편 살라의 상황과 달리 1992년생 동갑내기인 손흥민은 평가를 뒤집고 화려한 복귀를 준비 중이다. 손흥민은 올여름 토트넘을 떠났다.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아름다운 마무리를 택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기량에 대한 비판은 있었다. 일부 영국 언론은 '손흥민은 기력이 소진되어 잔부상에 시달리고 평소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LA FC 이적 후 최고의 폼을 자랑하며 미국 메어지리그사커를 뒤흔들었다. 이후 MLS컵 서부 콘퍼런스 4강에서 아쉽게 탈락한 손흥민은 토트넘에 방문해 팬들과 작별 인사 행사를 가질 것이라 알려졌다. 이 행사에서는 손흥민의 유산을 기념하는 벽화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살라와는 다른 완벽한 이별을 택한 레전드의 결과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