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아이들의 시력은 유아기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급격히 발달한다.
장기적인 시력 예후를 결정짓는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평생 시력 저하가 남을 수 있어 정기적인 검사와 생활 관리가 필수다.
◇생후 4~6개월 이후에도 사시 증상 지속 땐 정밀 검진
시력은 생후부터 급격히 발달해 2~3세가 되면 평균 0.4~0.5 정도에 도달하고 7~8세에 대부분 완성되기 때문에 시력 발달이 끝나기 전 나쁜 영향을 주는 원인을 빨리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생후 1세 전후는 구조적 눈 질환을 선별하는 중요한 시기다.
신생아는 정확한 시력 측정이 어려워 동공반사·동공반응·외안부 검사 등을 통해 선천백내장, 각막혼탁 등 중증질환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생후 4~6개월 이후에도 눈이 몰리거나 벌어지는 사시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사시는 국내 소아 약 2%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미세한 사시 및 가성사시는 비전문가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안과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영아 내사시는 늦어도 2세 이전에 수술을 시행해야 양안 시기능과 시력 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
◇4세 때 약시 치료 성공률 95%…8세 이후엔 23%로 떨어져
3세 전후는 약시 검사와 굴절이상 검사를 통해 아이 시력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약시는 여러 원인에 의해 시력이 덜 발달된 것으로, 안경으로 교정해도 충분한 시력이 나오지 않거나 두 눈의 시력 차이가 큰 것이 특징이다.
약시는 일반적으로 아무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영유아 검진이나 안과 시력검진을 통해 시력에 이상이 없는지 꼭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빨리 발견해 치료받으면 시력이 정상으로 발달할 수 있지만 늦게 발견하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4세에 치료를 시작한 아이들의 약시 치료 성공률은 95%에 달하지만 8세 이후에는 23%로 떨어진다.
◇초등학교 입학 전 근시 등 굴절이상 관리 중요
초등학교 입학 전후인 6세 무렵은 굴절이상을 관리해야 하는 결정적 시기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시력이상으로 판정받은 초등 1학년은 30.79%로, 10명 중 3명 이상이 안경을 착용하거나 한쪽 나안시력이 0.7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시 발병 연령이 빨라질수록 근시 악화 속도도 빨라지는 경향이 있어 부모의 관찰과 정기적 안과 검진이 중요하다.
근시가 빠르게 늘어나는 원인으로는 실외활동 부족, 스마트폰·태블릿 등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 장시간 근거리 작업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6세 무렵에는 사시검사도 필요하다. 간헐 외사시는 소아사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거나 눈을 자주 깜빡 거리는 등의 행동은 사시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므로 정확한 검진을 통해 조기 치료해야 한다.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김대희 전문의는 "유아기에는 각 시기에 맞는 안과 검사를 통해 정상적인 시력 발달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은 눈이 불편해도 잘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적절한 영양 섭취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피해야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와 올바른 생활습관도 아이들 눈 건강에 중요하다.
하루 기준으로 비타민 A 공급을 위해 당근·호박 등 주황 채소는 100㎎(종이컵 반 개 정도), 루테인·지아잔틴이 풍부한 시금치·케일 등 녹색채소 100㎎, 항산화 성분이 많은 블루베리·포도 등 과일 200㎎, 비타민 E·아연이 함유된 견과류 50㎎, 계란 1개가 권장되며 오메가-3 공급을 위해 주 2~3회 생선(고등어·연어 등) 100㎎씩 섭취하면 좋다. 영양제는 식단 보충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소아는 과량 섭취 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전문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시력 발달 시기에 과도한 스마트폰·태블릿 사용은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한 회 20~30분씩 하루 1~2시간 이하 사용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TV 및 모니터와는 2m 이상, 책을 읽을 때엔 30~40㎝ 거리를 유지하도록 한다.
하루 1~2시간 이상은 실외 활동을 하는 게 좋다. 자연광 노출이 근시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