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전 내년 우승 확률은 70% 정도, 높게 잡아야 우승하죠."
'국대 풀백' 이명재(대전하나시티즌)의 확신이었다. 이명재는 올 시즌 단 반 시즌만에 K리그1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인정받았다. 올 여름 잉글랜드 챔피언십 버밍엄시티와 계약이 만료된 이명재는 국내 복귀를 추진했고,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이명재는 곧바로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날카로운 공격과 안정된 수비를 보인 이명재는 국가대표에 복귀했고, 대전을 창단 최고 성적인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이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K리그1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선정됐다.
이명재는 "받을 줄 몰라서 놀랐다"며 "팀 성적도 좋았고, 무엇보다 내가 즐기면서 하니까 내가 잘하는 부분이 잘 나왔다.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경기를 빨리 뛰고 싶었다. 그래서 엄청 열심히 했다. 감독님도 편하게 맡겨주셔서 편하게 했고, 그래서 원하는데로 잘된게 아닌가 싶다. 대전이 펼치는 직선적인 축구에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경험이 풍부한 이명재는 빠르게 대전을 바꿨다. 이명재는 "밖에서 봤을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기고, 비길 수 있는 경기를 지는게 안타깝더라. 울산에서 경험을 비춰봤을때 우승까지 가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을 없애는게 중요하다"며 "사실 처음 왔을때 (주)민규형, (임)종은이형, (이)창근이형 정도 빼고는 친한 선수가 없었다. 오히려 선수들이랑 친해지기 전에 강하게 얘기했다. 우리도 볼을 점유하면서 상대를 힘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잘 들어줬다"고 웃었다.
사실 이명재는 올 여름 대전이 아닌 다른 팀으로 갈 수도 있었다. 그는 대전행을 결정한 선택에 대만족했다. 이명재는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다. 대전에 처음 왔을때 울산이 우승까지 올라가던 과정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만족한 이유에는 팬들도 있었다. 그는 "대전에서는 못하더라도 괜찮다며 잘해주신다. 처음에는 좀 신기하기도 했는데, 너무 고맙다"고 웃었다.
이제 이명재의 시선은 대전의 우승으로 향했다. 이명재는 "사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하고 주변에서 너무 좋아하시는데, 사실 민규형이랑 '이걸로 좋아해야 하나'라는 이야기를 했다. 대전이 이제 이런 부분이 당연해지는 팀이 돼야한다"며 "내년에 어떤 선수들과 함께 할지는 모르겠지만, 더 좋은 선수들이 온다는 소리도 들리고, 준우승 하고 우승을 했던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내년에 우승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우승 확률을 물었더니 "70%"라고 당당히 말했다. "높게 잡아야지 할 수 있죠"라고 웃는 이명재의 모습에 묘하게 설득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