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제자가 소장한 드로잉 작품도 출품
서울옥션 22일·케이옥션 23일 경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영국 출신 세계적 조각가 앤서니 곰리(75)의 조각과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의 정물화 등을 경매에 부친다.
12일 미술품 경매업계에 따르면 케이옥션은 오는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르누아르의 정물화 등 114점, 약 160억 원 규모의 작품을 경매한다.
르누아르 정물화 '딸기가 있는 정물'(Nature Morte aux Fraises)은 가로 50.2㎝, 세로 23.5㎝ 크기 작품이다. 르누아르 예술의 완숙기인 1905년께 제작된 작품으로 붉은 딸기와 녹색 잎사귀, 흰색 테이블과 찻잔의 대비가 작가 특유의 풍부한 색채 감각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인상주의 시대 전설적 화상 앙브루아즈 볼라르(1866∼1939)가 르누아르로부터 직접 취득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프랑스 유명 미술상 폴 로젠버그 컬렉션에도 포함됐다. 경매는 8억5천만원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김환기(1913∼1974)의 드로잉 작품들도 출품된다. 김환기가 홍익대 미대에서 실기 지도를 하던 시기, 당시 그의 연구실에서 약 1년 3개월간(1961년 9월∼1962년 12월) 지도를 받았던 학생이 60여 년간 간직해온 작품들이다.
1956년 파리 시기에 제작된 드로잉부터 1959년 서울로 돌아온 후의 과슈 작품까지 다양하다. 엽서 크기의 작은 화면 위에 김환기 특유의 푸른 색조와 달, 산, 매화 등 한국적 서정이 담겨 있다.
김환기의 파리 시기 작품 '산'(18억∼30억원)과 뉴욕 시기 작품 '17-VIII-69 #104'(2억9천만∼5억원), '21-V-68 #21'(3억∼5억원) 등도 경매된다.
서울옥션은 오는 22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곰리의 인물 조각 등 114점, 총 79억원 상당 미술품을 경매한다.
경매에 나온 곰리의 조각 '스몰 펜드'(Small Pend)는 곰리의 연작으로 실제 인물을 3차원(3D) 모델링해 블록 형태로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힌 채 서 있는 듯한 형상으로 현대사회에서 느끼는 고독과 불안, 그리고 인간 소외를 표현했다. 추정가는 4억9천만∼6억5천만원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구사마 야요이의 회화 '무한 그물'(Infinity-Nets) 연작도 출품된다. 연작 초기인 2006년 작품으로 원형의 그물망 패턴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경매 시작가는 20억원이다.
박수근의 1960년 작 '거리'(4억8천만∼8억원), 김창열이 1988년에 만든 '물방울'(2억5천만∼5억원) 등도 나온다.
경매 당일까지 경매사 전시장에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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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