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세계적인 암호화폐 기업과 이탈리아 전통의 명문 구단이 치열한 인수 전쟁을 펼칠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인 테더(Tether)가 이탈리아 유벤투스 인수에 나서자 유벤투스 측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13일(한국시각) 외신들에 따르면 테더는 12일(현지시각) 유벤투스 대주주인 엑소르(Exor)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테더가 인수 성사를 위해 제시한 금액은 10억유로(약 1조5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벤투스의 주식가치를 주당 2.66유로에 맞춘 것으로 12일 현재 유벤투스의 종가 2.19유로보다 21% 높은 금액이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CEO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유벤투스의 열성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더는 앞서 지난 2월 유벤투스의 지분 10% 가량을 보유해 엑소르에 이어 두 번째 대주주가 됐다.
아르노이노 CEO는 "유벤투스는 내 삶의 일부였다. 소년 시절부터 이 팀을 통해 헌신과 책임, 회복탄력성을 배웠다"라며 유벤투스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엑소르의 실소유주이자 유벤투스 구단 회장을 역임한 '아넬리 가문'은 테더의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싱가포르 트랜스미디어 매체 'CNA'은 이날 엑소르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아넬리 가문은 유벤투스 구단을 테더뿐 아니라 다른 누구에게도 매각할 의사가없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데터가 입찰에 응한 후 나온 것이라고 한다.
엑소르는 이탈리아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 피아트(Fiat) 자동차 그룹 창업 가문(아넬리 가문)이 지배하는 지주회사다.
테더는 2025년 1~9월까지 약 100억달러의 이익을 올리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사업 다각화을 하고 있다.
테더 측은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클럽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글로벌 영향력 강화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엑소르 CEO 존 엘칸은 지난 11월 "아넬리 가문이 유벤투스 주식을 매도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엑소르를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은 지난 7년간 자본 증액 등을 통해 약 10억유로의 신규 자금을 유벤투스에 투입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