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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없는 진퇴양난' 충격의 학폭 판정 번복, 박준현과 박석민 코치는 왜 조용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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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박준현은 왜 조용할까.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된 신인 박준현의 학폭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제 피해자 가족이 직접 언론 대응까지 나섰다. 박준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상황은 이렇다. 박준현은 북일고 시절 동료 A군을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은 '학폭위'에서 증거로 인정된 욕설과 비속어 뿐 아니라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야구를 그만둬야 했고, 이후 정신적 피해까지 입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신인드래프트 전 학폭위에서 무혐의가 나왔다. 욕설 등은 증거로 인정이 됐지만, 동급생간 오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 것이다.그래서 미국 도전을 철회하고 KBO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기로 했다. 최근 분위기상, 제도상 학폭 전력이 있는 선수는 KBO리그에 발을 들이기 쉽지 않다.

피해자측에서 재심을 요청했다. 상위 기관은 최근 무혐의 판정을 뒤집었다. 가장 약한 1호, 사과 처분을 내렸지만 어찌됐든 재판으로 따지면 '유죄'가 나온 것이다. 증거는 똑같았는데, 그 욕설과 비속어가 충분히 폭력으로 인정될만한 상황이라고 봤다.

이후 박준현은 드래프트를 앞두고 "떳떳하다"고 한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당시 박준현의 학폭 문제를 직접 대응하던 부친 박석민 삼성 라이온즈 코치 역시 억울함을 호소했었다. 욕설을 한 것 등은 인정하지만, 그게 소위 말하는 학폭까지 연결되는 건 너무 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과만을 바라던 피해자측이 이 인터뷰에 분노했고, 이제는 단순 사과로 넘어갈 뜻이 없음을 천명했다.

하지만 학폭위가 학폭이라고 결론을 내렸으니, 이제 억울하다는 얘기를 하기 힘들다. 방법은 딱 하나다. 행정 소송을 하는 것 뿐이다. 거기서 결과 뒤집기를 시도하는 방법 뿐이다.

그런데 8일 두 번째 학폭위 결과가 나온 뒤에도 박준현측은 조용하다. 원래는 입장 발표를 할 예정이었지만 시간이 걸리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키움 구단도 애만 태우고 있다. 뭐가 됐든 박준현의 결정을 듣고, 거기에 후속 대응을 해야하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박준현과 아버지 박 코치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첫 번째는 위에서 언급한 행정 소송이다. 문제는 이 소송이 항소하고, 길어지면 1~2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학폭 문제 소송이 끝나지 않았는데 프로 경기에 뛰는 건 정서상 무리수. 가장 중요한 시간에서 큰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만약 박준현측이 여전히 자신들은 학폭이라고 할 정도의 문제를 만들지 않았으며 억울하다고 하는데, 소송 피하자고 학폭임을 인정하는 것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힘든 일일 수 있다. 또 인정을 하게 되면 전례를 봤을 때 징계가 따를 수 있다. 키움은 안우진이 학폭에 연루됐을 때 50경기 출전 정지 자체 징계를 내렸었다. 스프링캠프에도 가지 못했다. 그리고 선수 생활을 하는 내내 '학폭 꼬리표'가 따라다닐 게 뻔하다. 다만 자체 징계의 경우 박준현이 '서면 사과' 처분을 충실히 이행하면, 키움 구단이 징계를 내릴지 아닐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

어느쪽으로 가도 험난하다. 그러니 고민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숨어만 있으면 여론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과연 박준현과 박 코치는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키움 관계자는 "우리는 선수 당사자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