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앞두고 인종차별과 성차별 의혹이 불거진 남아공 대표팀의 휴고 브로스 감독(73)이 해명에 나섰다.
브로스 감독은 14일(한국시각) 남아공축구협회(SAFA)를 통해 "내 발언은 순전히 축구적인 문제에 관련된 것이다. 선수에게 보낸 강력한 메시지였고, 에이전트 관련 발언 역시 금전적 이익보다 선수의 복지와 장기적 발전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것이 인종차별, 성차별 오해로 연결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브로스 감독은 최근까지 남아공 내부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는 네이션스컵을 앞두고 프리토리아에서 대표팀을 소집한 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시카고 파이어로 이적한 수비수 음베케젤리 음보카지(20·시카고 파이어)를 공개 저격하고 나섰다. 브로스 감독은 음보카지가 비행기를 놓쳐 훈련장에 늦게 도착한 것을 강하게 질책하며 "시카고로 간 게 솔직히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 시카고는 상위권 팀도 아니라고 알고 있다. 내 정보가 맞다면 2군에서 뛴다는데, 그렇다면 더 심각한 상황이다. 그가 거기서 뭘 할 수 있겠나"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의 여자 에이전트는 축구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에이전트와 마찬가지로 그저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느냐에 관심이 있을 뿐"이라며 "그 여자가 좀 더 똑똑했다면, 음보카지가 네이션스컵과 월드컵을 마친 뒤 좀 더 나은 팀으로 갈 수 있었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또 "음보카지는 흑인이지만, 내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나갈 때는 백인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브로스 감독의 발언이 전해지자 시카고는 미국 현지 매체를 통해 반박에 나섰고, 남아공 정치권에서는 그의 발언이 인종차별 및 성차별에 해당한다며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파르트헤이트를 겪으며 누구보다 인종차별 문제에 민감한 남아공 사회에서 브로스 감독의 발언은 충분히 논란이 될 만한 부분.
이에 대해 SAFA는 성명을 통해 '언어 장벽으로 인해 인터뷰 과정에서 감독의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을 뿐'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브로스 감독은 지난 4년 간 선수나 스태프 누구도 인종차별, 성차별적 문제를 야기하지 않았다. 브로스 감독이 선수들과 대표팀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접근하는 건 강점과 단결력 구축에 중요한 요소'라며 'SAFA와 선수, 스태프 모두 브로스 감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출신인 브로스 감독은 안더레흐트, 클럽브뤼헤에서 현역생활을 보낸 뒤 1998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21년 남아공 대표팀에 부임해 침체기에 빠져 있던 팀을 반등시킨 지도자로 평가된다. 브로스 감독은 북중미월드컵을 마친 뒤 은퇴할 계획을 이미 밝힌 상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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