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대만리그, 일본 독립리그도 아닌 유럽이다.
원 소속팀 지바 롯데 마린즈는 '선수 은퇴 후 코치직'을 제안했다. 그러나 계속 현역 선수로 던지고 싶었다. 지난 10월 지바 롯데에서 방출된 우완 이시카와 아유무(37)가 네덜란드 야구리그, 호프트클라세로 간다. 14일 호프트클라세의 오스터하우트 트윈스 입단이 확정됐다고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들이 보도했다. 대학과 사회인야구, 프로야구를 거쳐 30대 후반에 새로운 무대에 오른다.
한때 지바 롯데 간판투수였다. 주부대학, 도쿄가스에서 거쳐 2014년 신인 1지명으로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도 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시카와를 맨 먼저 호명했는데, 지바 롯데가 추첨에서 이겼다.
사회인야구에서 인정받은 준비된 투수답게 프로 첫해부터 맹활약했다. 25경기에 나가 160이닝을 던졌다. 10승8패, 111탈삼진, 평균자책점 3.43. 니혼햄 파이터스를 상대로 프로 첫승을 9이닝 완투로 따냈다. 그해 신인상을 받았다.
2015년 12승, 2016년 14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루키 시즌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달성했다. 2016년엔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2.16)를 했다. 세 차례 개막전 선발투수를 맡았다. 주축투수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로 1차 라운드 쿠바전, 2차 라운드 네덜란드전에 선발등판했다.
부상이 앞을 가로막았다. 2023년 1군에서 한 경기도 못 던지고, 그해 10월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육성선수 신분으로 재계약했다. 지난해 8월 복귀한 이시카와는 5경기에 나가 3승을 올렸지만, 다시 빛나는 시간은 오지 않았다. 올해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통산 197경기에서 79승66패, 평균자책점 3.49.
지바 롯데 구단 관계자는 "코치직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계속 선수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선수 생각을 존중해 퇴단을 결정했다"라고 했다. 이시카와는 "12년간 정말 감사했다. 앞으로도 계속 던지는 모습 지켜봐 달라"고 했다.
오스터하우트는 일본야구와 인연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활약한 우완 릭 밴덴헐크가 커리어를 시작했던 팀이다. 네덜란드 태생인 반덴헐크는 2015년 삼성에서 소프트뱅크로 이적해 일본프로야구 통산 43승을 올렸다. 2021년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은퇴할 때까지 7시즌 동안 86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올해는 소프트뱅크에서 외국인 육성 선수 전담 코치로 일했다.
2016년 한신 타이거즈 출신 우완 우에조노 게이지가 오스터하우트에서 선수 생활을 마쳤다. 오스터하우트는 일본 독립리그 BC리그의 이바라키와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