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분데스 리뷰]"전설 손흥민도 못 이룬 대업적" '헤더 장인' 이재성, 최강 뮌헨 적지서 노이어 뚫고 시즌 2호골 폭발…김민재와 코리안더비 2-2 무

by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국대 간판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이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의 코리안더비에서 반짝 빛났다.

이재성은 15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1강' 뮌헨과의 2025~2026시즌 독일분데스리가 1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시즌 2호골을 폭발하며 2대2 무승부에 기여했다.

지난 10월19일 바이어 레버쿠젠(3대4 패)와의 리그 7라운드 이후 약 두 달 가까이 리그에서 골맛을 보지 못했던 이재성은 개인 경력 최초로 뮌헨 안방에서 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꼭 1년 전인 지난해 12월15일 마인츠 홈에서 열린 뮌헨전에서 멀티골을 쏘며 2대1 깜짝 승리를 이끈 이재성은 최근 뮌헨전 3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신흥 뮌헨 킬러'로 거듭났다. 뮌헨의 올해 마지막 홈 경기를 이재성이 망칠 뻔했다.

한국인 선수가 뮌헨 홈구장에서 득점한 건 13년만이다. 2012년 4월, 당시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이던 구자철이 뮌헨 원정에서 득점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 소속으로 분데스리가 무대를 누빈 이재성의 동갑내기 절친 손흥민(LA FC)은 뮌헨과 총 8번 만나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떠났다.

이재성의 골은 아쉽게도 결승골로 남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클럽 한-일전' 성격이 짙었다. 홈팀 뮌헨은 해리 케인을 톱에 세우고, 마이클 올리세, 레나르트 칼, 세르주 나브리로 공격 2선을 구성했다. 요주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중원을 꾸렸다. 요십 스타니시치, 이토 히로키, 김민재, 톰 비쇼프가 포백을 맡고, 마누엘 노이어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뱅상 콩파니 뮌헨 감독은 주중 챔피언스리그 일정에 따라 일부 포지션에 로테이션을 돌렸는데, 장기 부상을 털고 돌아온 이토와 김민재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마인츠는 윌리안 보빙, 베네딕트 홀레바흐가 투톱을 꾸리고, 이재성과 일본인 미드필더 가와사키 소타가 2선에 위치했다. 다니 다 코스타, 사노 가이슈, 니콜라스 베라츠닉이 미드필드에 늘어서고, 레나르드 말로니, 슈테판 벨, 카크페르 포툴스키가 스리백을 맡았다. 다니엘 바츠가 골문을 지켰다.

전반 16분 이재성의 과감한 중거리 슛이 골문을 벗어났다. 20분, 케인의 슛은 골키퍼 마츠가 막았다. 29분 뮌헨의 초신성 칼이 선제골을 뽑았다. 나브리가 상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문전으로 크로스를 찔렀고, 이를 칼이 침착한 논스톱 슛으로 득점하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선제득점 전후로 경기를 주도한 뮌헨은 케인의 잇따른 슈팅이 무위에 그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전반은 뮌헨이 1골 앞선채 마무리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 2분, 마인츠가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보빙이 문전으로 띄운 공이 김민재 등 뮌헨 선수들 머리 위를 넘어 포툴스키에게 정확히 전달됐고, 포툴스키가 헤더로 밀어넣었다. 전반은 1-1 동점으로 끝났다.

후반 16분, 뮌헨이 먼저 선수 변화를 꾀했다. 이토와 비쇼프가 빠지고 알퐁소 데이비스와 콘라드 라이머가 투입됐다. 고레츠카를 대신해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투입됐다. 마인츠는 가와사키를 빼고 아르나우드 노르딘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22분, 마인츠의 역전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이재성이었다. 수비수 벨이 후방에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이재성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롱패스를 찔렀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공을 향해 달려간 이재성은 어려운 자세에서 헤더로 회전을 걸었다. 이재성의 이마에 맞은 공은 노이어가 손을 쓸 수 없는 골문 우측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분데스리가 입성 후 51골을 넣은 이재성은 그중 19골을 헤더로 빚어냈다. 한국인 유럽파 역사상 최고의 '헤더 장인'이라 부를만하다.

다급해진 뮌헨은 28분 김민재를 빼고 공격수 니콜라스 잭슨을 투입하며 추격골 사냥에 나섰다. 점점 이재성이 승리의 결승골 주인공이 될 분위기로 흘러가던 후반 42분, 뮌헨이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케인이 골문 왼쪽 구석으로 강하게 차넣었다. 경기는 그대로 2대2 무승부로 끝났다.

원샷원킬 능력을 선보인 이재성은 1골을 비롯해 인터셉트 3개, 공중볼 경합 성공 3개, 지상 경합 성공 3개, 태클 1개 등 헌신적인 활약을 토대로 평점(소파스코어) 7.3점을 받았다.

73분을 뛰며 패스 성공률 92%, 볼 리커버리 2개, 인터셉트 2개, 공중볼 경합 성공 6개 등을 기록한 김민재의 평점은 6.8점이다. 이재성은 경기 후 개인 블로그를 통해 김민재와 찍은 셀카를 공유하며 "대단한 팀에서 뛰고 있는 네가 늘 자랑스럽다. 오늘도 함께 뛸 수 있어서 감사했고 기뻤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뮌헨 원정에서 승점 1점을 '값지다'라고도 표현했다.

이재성의 활약에도 11경기 연속 무승(3무 8패)을 기록한 마인츠는 승점 7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가까스로 시즌 무패(12승 2무)를 유지한 선두 뮌헨은 승점 38로 같은 라운드에서 우니온 베를린에 1대3 충격패를 당한 2위 라이프치히(승점 29)와의 승점차를 9점으로 벌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