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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심정지' 김수용 "119대원들에게 정말 감사, 살리려고 많이 노력→의료진, 뇌기능 손상無 운좋은 케이스"(조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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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코미디언 김수용이 무려 20분간 심정지 상태였다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당시 상황을 낱낱이 털어놨다.

1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조동아리'의 '유퀴즈에서 말하지 않은 김수용 20분 심정지의 결정적 순간들'에는 김용만·지석진·김수용 등 기존 멤버들이 출연해 그날의 악몽 같은 시간을 차분히 복기했다.

당시 일본에 머물고 있던 김용만은 김숙의 전화를 받고도 처음엔 장난으로 생각했다. 온천을 가기 위해 유카타 차림으로 막 나서려던 찰나였다. 하지만 김숙의 울먹이며 "놈담아니고 진짜라고"라고 말하고, "수용 오빠 아내분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김용만은 "119가 출동했고 심장이 뛰지 않은 지 20분이 지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눈물만 흘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다시 전화 올까 봐 그게 그렇게 무서웠다. 전화가 오는 순간 얘가 잘못됐다는 선고를 받을까 봐"라며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타지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고 당시의 두려움을 털어놨다.

지석진 역시 "김숙의 전화를 못받고 콜백을 했다. 수용이가 쓰러졌다고 해서 그런 장난 치면 안된다고 했었다. 춘천에 병원하고 있던 길이었다"며 "다시 숙이에게 전화가 왔는데 좋은 애기만 하라고 했다. 그런데 좋은 애기를 하더라"고 안심했던 일을 전했다.

김용만은 "김숙 말로는 김수용이 촬영장에 일찍와서 좀 쉰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병원 가라고 했다더라. 그대로 잤으면 큰일 날뻔 했다. 쓰러졌던 곳이 잔디였다"고 말했다. 지석진은 함께 있었던 임형준의 관점에서 말했다. 그는 "'병원 다녀오셔서 괜찮으세요' 했더니 쓰러지더란다. 그래서 장난치지 말라고 했다더라. 근데 몸을 떨어서 장난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형준이가 변이형 협심증이 있어서 목걸이에 알약 하나를 가지고 다니는데 그걸 혀가 말리고 있는 김수용의 입에 집어 넣었다더라"고 설명했다.

또 지석진은 "김숙이 119대원분들에게 정말 감사를 많이 했다.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더라. CPR을 8번인가 했다더라. 정신이 안돌아와서 춘천의 병원으로 갔다"고 말했다.

김수용은 그날 오전부터 이미 심상치 않았다. 그는 "아침에 가슴이 너무 아픈데, 그냥 담 결린 줄 알고 파스를 붙였다"며 "운전 중 통증이 심해 차를 세우고 20분 정도 누워 있기도 했다"고 말했고 지석진은 "쉬는 도중에 의식을 잃었으면 우린 못봤다"고 덧붙였다.

김수용은 근처 내과에서 심전도를 찍은 뒤 "좀 이상하니 큰 병원에 가보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그는 "촬영부터 하고 가야지"라며 촬영장으로 향했다. 가평으로 이동하던 중에도 통증은 계속됐고, 현장에 도착해서도 담배를 피웠는데 그날따러 너무 쓰더라. 담배를 버리고 임형준을 만났다. 그리곤 임형준이 '괜찮으세요'라고 물은 것까지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후 20분간 심정지가 왔다. 김숙이 119에 신고해서 8분만에 구급대원들이 도착했고 119가 와서도 20분을 더 심폐소생술을 했는데도 의식이 안돌아와 춘천병원으로 출발했는데 도중에 의식이 돌아와 구리병원으로 갔다.

김수용은 깨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한 말이 "제 잠바 어디냐"였다고 회상했다.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던 환자의 첫 질문 치고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내용에, 의료진들도 웃음을 터뜨렸다고. 김수용은 "그날 입고 간 점퍼가 비싼 점퍼로 아끼던 거였다.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이 꺼내 입은 옷이었다. 그런데 응급 상황에서 빠르게 팔에 주사 라인을 잡기 위해 소매 부분이 통째로 가위로 잘려 나갔다. 그는 "주사 때문에 소매를 쭉 잘라놨더라. 죽다 살아난 사람인데도, 비싼 점퍼가 잘린 게 더 가슴 아프더라"고 웃픈 후일담도 더했다.

의료진은 김수용의 회복을 두고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오랜 시간 심정지 상태였다 되살아난 환자의 상당수는 말이 어눌해지거나 마비가 오거나 뇌 기능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지만, 김수용은 뇌·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거의 완전 회복에 가깝게 돌아왔다.

김용만은 "원래도 말이 좀 느릿느릿했는데, 혹시 더 좋아진 거 아니냐"며 장난을 던졌고, 멤버들은 "살도 빠지고 더 어려진 것 같다"며 "벤자민 버튼 아니냐"고 농담 섞인 축하를 건넸다.

방송 말미, 김수용은 "걱정해주신 분들이 너무 많았다. 덕분에 이렇게 건강하게 돌아왔다"며 "앞으로 술·담배 끊고 잘 챙기면서 살겠다"고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