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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거부권은 무조건 좋다? 잘못 넣었다간 바보 된다...송성문은 왜 거들떠도 안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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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마이너 거부권이 마냥 좋은 게 아닌 선수들도 있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이 이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송성문으로 불리우게 됐다.

송성문은 미국 현지에서 샌디에이고 입단 계약을 마무리 하고, 23일 귀국했다. 송성문은 내년부터 4년 동안 샌디에이고 선수로 뛰게 된다. 그 안에 트레이드, 지명할당 등 변수도 있을 수 있겠지만 확실한 건 4년 보장 1500만달러 계약을 해 그 기간 동안은 미국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의환향'한 송성문은 1차 목표로 빅리그 로스터 진입을 얘기했다. 자신이 당장 주전 경쟁 등을 논할 위치가 아니라는 의미다. 겸손한 자세다.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거액 계약이지만, 미국에서 보면 백업급 선수 영입 조건이다. 송성문도 이를 모를리 없다. 당장 스프링캠프에서 눈에 들어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도 험난할 수 있다.

마이너 거부권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마이너 거부권이라 하면 선수에게 무조건 유리한 조항이라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 빅리그에 올라가기만 하면, 마이너에 내려가지 않는 안전 장치가 되기 때문이다.

분명 선수에게 유리한 조항이다. 그래서 레벨이 높은 선수들은 무조건 마이너 거부권, 트레이드 거부권 등을 포함시키려 한다.

하지만 이를 잘못 넣으면, 오히려 선수에게 불리해지는 경우가 있다. 작년 LA 다저스에 간 김혜성, 송성문 등 빅리그 로스터 진입이 입단 때부터 확정적이라고 보기 힘든 선수들이 대표적 예다. 이 선수들이 멋모르고 마이너 거부권을 넣었다가는 큰일난다. 애매한 실력이면, 마이너리그에 떨어뜨리지 못할 상황이 두려워 팀들이 메이저리그 콜업을 아예 안해버리기 때문이다. 송성문의 경우 자신의 현실을 냉철히 인식하고, 현명한 판단을 한 경우다.

성공과 실패 사례가 극명히 있다. 김현수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갈 때 마이너 거부권을 삽입했다. 볼티모어는 김현수가 당장 주전 외야 한 자리를 꿰차 주축으로 활약해줄 걸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 이하였고, 그를 마이너로 내리고 싶었지만 김현수가 마이너 거부권을 사용하며 버텼다.

고우석의 경우 마이너 거부권을 2년차부터 쓸 수 있는 계약을 했다. 그게 오히려 약영향을 미쳐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 된 이후에도 기회를 잡는데 방해가 됐다는 분석이었다. 김현수와 마찬가지로 볼티모어에 갔던 윤석민도 마이너 거부권에 발목이 잡혀 빅리그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케이스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