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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통증 알고 보니 목디스크?…손 힘 떨어지거나 단추 채우기 어렵다면 당장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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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목과 어깨가 자주 굳고 어깨 통증도 심해져 회전근개염 같은 어깨 질환을 의심했다. 하지만 정형외과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통증의 원인은 어깨가 아니라 '목'이었다. 목디스크 진단을 받은 것이다.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실제로 어깨 관절 자체의 문제보다 목에서 시작된 신경 자극이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회전근개염이나 오십견처럼 흔한 어깨 질환과 증상이 겹쳐, 초기에는 스스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혼선을 키운다.

목디스크(경추 추간판 탈출증)는 경추 사이 디스크가 돌출·탈출하면서 신경근을 압박해 통증과 감각 이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목에서 나온 신경은 어깨와 팔, 손끝까지 하나의 전선처럼 연결돼 있다. 디스크가 신경근을 누르면 통증은 목에만 머물지 않고 아래로 흘러간다. 이때 가장 전형적인 신호가 방사통이다. 어깨에서 팔 바깥쪽을 따라 찌릿하게 내려가거나 전기가 흐르는 듯 저리며, 손가락 끝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어깨 관절 문제는 통증의 양상이 다르다. 통증이 어깨 관절 주변에 국한되며,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 특정 각도에서 날카롭게 아프고, 운동 범위가 제한되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 목디스크는 목을 숙이거나 젖힐 때, 혹은 고개를 한쪽으로 돌릴 때 어깨와 팔로 통증이 퍼지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연세스타병원 차경호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목 디스크와 어깨 질환과 감별에 도움이 되는 증상은 '신경 증상'의 동반 여부"라며 "목디스크에서는 통증보다는 팔·손 저림이나 감각 이상, 악력 저하, 힘 빠짐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고, 주의 깊게 봐야 할 증상이다"고 전했다.

목디스크는 갑자기 시작된 것처럼 보여도 원인은 대게 퇴행 변화와 생활 습관이 함께 작용한다.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 탄력이 감소해 작은 부담에도 돌출이 생기기 쉬워지고, 장시간 고정된 자세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치료는 대체로 보존적 치료가 우선이다. 급성기에는 통증을 악화시키는 자세를 피하고,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로 염증과 근육 긴장을 가라앉히는 것이 기본이다. 증상이 길어질 경우 신경차단술이나 경막외 주사 등 주사 치료가 통증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주사 치료는 통증을 낮춰 재활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어서, 자세와 근력 문제가 그대로라면 재발 위험이 남을 수 있다.

통증이 줄어든 뒤에는 재발을 줄이기 위한 회복 단계가 중요하다. 목 주변 깊은 근육을 키우는 운동과, 굳은 어깨와 등 위쪽 움직임을 풀어주는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생활 속에서는 스마트폰을 오래 내려다보는 습관을 줄이고, 노트북·모니터 화면을 눈높이에 맞추는 등 작업 환경을 조정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또한 일정 시간(예: 30~60분)마다 잠깐 일어나 목과 가슴을 펴는 습관이 목디스크를 방지하는 가장 손쉬운 예방법으로 꼽힌다.

반대로 통증을 빨리 없애겠다고 목을 강하게 꺾거나 무리한 스트레칭을 반복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자극이 커지면서 신경이 더 예민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의료진이 중요하게 보는 것은 '신경학적 결손', 특히 근력 저하처럼 신경 기능이 떨어지는 신호다. 목디스크가 진행해 신경 압박이 심해지면 팔·손 힘이 급격히 또는 점차 떨어지거나 단추 채우기 같은 손동작이 서툴러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포함한 적극 치료를 해야한다.

차경호 원장은 "통증이 '어디가 아프냐'만 보지 말고, 언제 아픈지(자세·동작), 어디로 퍼지는지(목→어깨→팔→손), 저림·힘 빠짐 같은 신경 증상이 함께 있는지를 함께 봐야 원인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며 "정확한 진단이 치료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