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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1 대신 100대100…'솔로파티'로 만남 즐기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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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상대 부담 없이 만나 인기…연말 맞아 '손님 2배' 특수 맞기도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김채린 수습기자 = "저랑 두바이쫀득쿠키 먹으러 가실래요?"
두바이쫀득쿠키를 좋아해 별명을 '쫀득'으로 지었다는 한 여성 참가자가 마이크를 잡고 수줍게 말하자 현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의 한 파티룸에는 새 인연을 만나기 위한 '솔로 파티'를 즐기러 온 약 220명의 젊은 남녀가 모였다. 95평 규모의 넓은 공간이 금세 북적였다.
이날 파티에서 참가자들은 이름 대신 '젤리', '구름', '삼겹살'과 같은 별명으로 불렸다. 또 자정이 될 때까지는 나이와 직업을 공개할 수 없었다. 조건이 아닌 사람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한 시간마다 자리를 옮기며 서로를 알아갔다. 다른 테이블에 앉은 이성이 마음에 들었는지, 목을 길게 빼고 이른바 '스캔'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게임 상품으로 얻은 초코우유를 호감 가는 이성에게 전달하거나, 용기를 내 함께 술잔을 부딪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밤 12시가 넘어 크리스마스 당일이 되자 분위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대형 화면에 윈터, 임시완, 김우빈 등 연예인을 닮은 참가자들의 모습이 등장하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참가자들은 자신과 닮은 연예인 이름을 가슴팍에 붙인 채 남은 파티를 즐겼다.
참가자들은 더욱 과감하게 자신의 매력을 드러냈다. 관심 있는 상대에게 장미꽃을 건네거나 쪽지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한 쪽지에는 "나랑 인스타그램 교환할래?"라는 용기 있는 고백이 적혀있었다.
이날 파티는 오후 8시 30분부터 새벽 3시까지 약 6시간 동안 진행됐다. 평일 저녁임에도 참가자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프로그램을 즐겼다.

이처럼 남녀가 대규모로 한데 모이는 '솔로파티', '로테이션 소개팅' 등이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솔로파티'를 검색하면 '솔로파티 다녀온 썰', '입장할 땐 혼자 퇴장은 같이'와 같은 후기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날 파티에 참여한 김현지(27)씨는 "1대1 소개팅은 한 사람에게만 시간을 투자해야 해 부담스럽지만, 이런 대규모 파티는 회전율이 빨라 좋다"며 솔로파티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한 번에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 씨는 솔로파티 열풍에 대해 "요즘 젊은 남녀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이런 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김유림(27)씨 또한 "나이와 직업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좋다"며 "선택지가 넓어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솔로파티를 찾는 젊은 층은 연말을 맞아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 파티를 주최한 파티업체 '효스타임' 대표 송준환씨는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최근 많이 낮아졌다"며 "평소에도 손님이 많지만, 12월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연말 특수를 체감한다고 밝혔다.
readines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