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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치유하다…'사운드 테라피'에 푹 빠진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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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아프게 파고드는 겨울, 위로가 필요한 시즌이다.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철에는 계절 변화에 따라 증상이 심해지는 '계절성 우울증'이 증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철 환자가 다른 계절보다 20% 많다는 통계도 발표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 환자는 110만 6603명으로 2020년(83만 2483명)보다 32.9% 늘었다. 특히 여성 환자가 74만 3590명(67.2%)으로 남성 36만 3013명(32.8%)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20~40대 여성 환자가 전체의 33.2%를 차지했다.

멘털 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20~40대 여성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0%가 '건강한 삶을 위해 중요한 것' 1순위로 '스트레스 관리'를 꼽아 '신체운동'(22.6%) 및 '식단 관리'(12.8%)를 압도했다.

이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정신적 부담을 줄여보려는 젊은 여성들이 많다. 떠들썩한 연말연시에도 '조용한 힐링'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명상과 휴식에 집중하고 AI를 활용한 상담과 심리 커뮤니티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소리와 진동을 통해 심신을 치유하는 '사운드 테라피'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넛지헬스케어 '캐시워크'에서 제공하는 멘털 케어 플랫폼 '트로스트'의 '사운드 테라피'는 올해 상반기 800만 회 이상 재생됐고, 누적 이용자 수는 26만 명에 달했다.

사운드 테라피는 소리의 진동이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원리에 기반한다. 약 70%가 물로 구성된 우리 몸은 소리의 진동이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또한 특정 주파수의 소리는 뇌파를 변화시켜 정서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다. 예를 들어, 싱잉볼 소리는 뇌를 깊은 이완 상태인 델타파로 유도한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실제 사운드 테라피가 ▲스트레스 및 불안 감소, ▲신체적 통증 완화, ▲인지 기능 향상, ▲수면 개선, ▲이명 완화 등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와 있다.

일상적 사운드 테라피는 다양한 악기가 만들어내는 소리와 진동 속에 몸을 담그는 '사운드배스(Sound Bath)', 감각소리(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등이 대표적으로, 앱 서비스뿐 아니라 호텔·리조트의 웰니스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 연말연시를 맞아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디지털뉴트리션'과 협업해 해운대 테마 객실 '뮤직룸' 투숙객 대상으로 사운드 테라피 서비스 '사운드필'(SoundPill) 체험권을 이달 말까지 제공한다. 사운드필은 '수면 유도',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 향상' 등 상황과 목적에 맞는 콘텐츠를 선택해 감상할 수 있는 청각 기반 디지털 솔루션으로 객실 내 비치된 QR코드를 통해 이용 가능하다.

선마을은 '소리 기반 힐링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자 싱잉볼 명상 지도자·사운드 테라피스트 전문가 과정 본격 개설에 나섰다. 1월 3~4일에는 국제치유싱잉볼협회와 함께 진행되는 메디테라피스트 2급 자격 과정이 진행된다. 2월 7~8일에는 인도 요가 학문을 정통으로 계승한 나렌드라 강사가 진행하는 싱잉볼 명상 지도자 과정이 열린다.

'사색의 정원' 사유원은 지난달 DOD와 함께하는 소리에 집중하며 걷는 웰니스 프로그램 '사운드 워킹'을 운영했다. 모과나무 108그루가 자리한 정원 '풍설기천년'과 단풍으로 물든 느티나무숲 '한유시경'을 전문 가이드와 함께 걷는 코스로 운영됐는데, 전문가용 소형 마이크와 헤드셋을 활용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소리, 새들의 노랫소리 등 사유원에 깃든 생명체들의 소리를 발견하고 녹음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운드 테라피는 스트레스가 만성화된 현대인들이 감정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되는 심리 루틴이 되고 있다"면서, "특히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명상과 함께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