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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 위반해 인명사고 낸 화물차 기사…법원 "업무상 재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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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업무 중 교통신호를 위반해 인명사고를 낸 화물차 기사에게 업무상 재해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전주지법 행정1단독(안좌진 부장판사)은 화물차 기사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 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10월 1일 오전 7시 45분께 전북 익산시 함라면의 한 교차로에서 화약 약품을 실은 25t 탱크로리를 몰다가 B씨의 견인 차량과 부딪혔다.
그는 당시 적색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를 지나다가 우측에서 녹색신호를 받고 정상적으로 진입한 견인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견인차 기사 B씨는 숨졌고, A씨는 전치 16주의 큰 상처를 입었다.
A씨는 이후 진단서를 제출하면서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이 "범죄행위로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면서 이를 불승인 처리하자 사안을 법정으로 끌고 왔다.
그는 "단순히 근로자의 과실이 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운전업무 중 통상적으로 일어난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서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고 당시의 날씨 및 도로 상황, 운전자의 과실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피고인 근로복지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고는 비교적 맑은 아침에 발생했고 장소 또한 주변에 건물이 없는 개활지여서 운전자의 시야가 특별히 방해받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당시 원고(A씨)는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 상당히 먼 거리에서부터 당시 신호가 적색인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운전업무 종사자가 도로에서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고는 근로자가 관련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통상적인 위험의 정도와 범위를 초과한 사안"이라며 "따라서 이 경우는 업무와 상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됐다고 봐야 하므로 원고의 청구에는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jay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