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자는 말발굽 보호를 위해 발굽바닥에 붙이는 U자형 쇠붙이를 말한다. 편자는 단순한 장비가 아닌 왕국의 안위, 즉 군사력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여겨졌는데 고려 말부터 철제 편자가 본격적으로 사용되며 장거리 이동이 가능해지고 전쟁에서의 기동력과 사신의 이동 속도도 눈에 띄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병문화가 발달한 영국 등 영미권에서는 편자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영국의 넬슨 제독이 트라팔가 해협에서 나폴레옹의 프랑스 함대를 물리쳤던 당시 지휘선인 빅토리아호에 편자를 달고 나간 것은 유명한 일화다. 1992년 양자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의 집 현관에도 편자가 늘 걸려 있었다고 한다.
네 잎 클로버처럼 우연한 행운이 아닌 성실하게 노력한 것에 대한 보장성 행운의 성격이 강하고 액운이 다가오지 못하게 막아준다는 속설도 있어 집들이, 개업식, 개관식 등에 편자는 매우 선호하는 선물로 여겨진다.
이처럼 편자가 행운을 상징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편자를 발굽에 붙일 때 종종 행운의 숫자인 7개의 못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설이나, 초승달 같이 구부러진 모양이 달의 여신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라는 설 등이 존재한다.
말의 체형이나, 연령, 서 있는 자세, 보폭 등에 따라 장제사에 의해 '커스터마이징' 되어 경주마에게 신겨지는 편자는 약 1~2개월 사용 후 새 편자로 교체하는데 유명 경주마가 실제 신던 편자로 만든 장식품이 더 선호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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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말 그림은 승리, 자유, 동행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중세 기사들의 초상화에는 말이 반드시 함께 등장했고, 말의 자세는 곧 그 사람의 품격과 운명을 뜻했다.
동양도 다르지 않았다. 출세와 도약, 기운을 상징하는 말 그림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상대의 앞날을 응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그림이 팔준도(八駿圖)인데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아꼈던 명마 여덞 마리를 그린 화첩이다. 위화도 회군 때 압록강에서 탔던 '응상백'을 포함해 모색과 특징이 제각각인 8두의 모습이 짧은 서사와 함께 그려져 있다.
팔준마의 자세와 방향, 속도에는 각각의 의미가 담겨져 있는데 힘차게 달리는 말은 목표를 향한 추진력을, 고개를 숙인 말은 겸손과 내공을, 옆을 보는 말은 통찰과 지혜 등을 의미한다.
이는 한 사람의 인생 여정 전체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읽히기도 하는데 병오년 말의 해를 맞아 존경의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특색 있는 선물로 편자나 말 그림을 골라보는 것도 좋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