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500여일만에 중국 프로축구계가 또 발칵 뒤집혔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 등 현지매체는 29일, 승부조작 및 부정부패 관련 중국축구협회(CFA)의 징계 발표 소식을 앞다퉈 다뤘다. 아직 CFA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 베이징에서 진행한 '승부조작, 도박,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특별 캠페인' 기자회견에서 나온 내용이 매체를 통해 속속 보도되고 있다.
보도를 종합하면, 천쉬위안 전 중국축구협회장, 리티에 전 중국대표팀 감독을 포함한 73명이 영구제명됐다.
'2차 징계'가 발표된 건 2024년 9월 10일 '1차 징계' 발표 후 꼭 506일만이다. 중국 국가체육총국과 공안부는 당시 승부조작 또는 도박 연루 의혹이 있는 120경기를 조사해 중국슈퍼리그, 리그원, 리그투, 여자축구 41개 구단이 연루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선수, 코치, 심판, 구단주 등 83명에 대해 형사 강제 조취를 취했고, 축구 관계자 44명이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았다.
CFA도 60명의 선수에 대한 징계 내용이 담긴 60페이지 분량의 징계 명단을 공개했다. 43명은 영구 제명됐고, 17명은 5년 축구활동 금지 징계를 받았다. 그중에는 진징다오, 궈톈위, 주젠룽, 쑨스린, 구차오 등 전 중국 대표팀 선수와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현 충남아산)가 포함됐다. 2023년,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손준호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중국 당국에 구금돼 10개월만인 2024년 3월 석방됐다. 손준호는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산둥 동료 진징다오에게 20만위안(약 3700만원)을 받은 건 맞지만,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절대 불법적인 이유는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중국에서 활동이 금지된 손준호는 수원FC를 거쳐 지난시즌부터 충남아산에 뛰고 있다.
중국 축구계에선 1차 징계 발표 이후 1년 넘도록 추가 징계 명단이 공개될 것이란 소문이 떠돌았지만, 실질적인 발표는 없었다. 그러다 이날 특별 캠페인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징계 명단이 발표된 것이다. 현지 매체는 CFA의 이같은 조치가 3월 6일로 예정된 2026시즌 중국슈퍼리그 개막을 앞두고 '리그 내 혼란을 방지하고 규정을 준수한 구단에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1, 2차 징계 대상자를 합치면 156명에 이른다. 지난 30년간 반복적인 단속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승부조작 및 불법도박 문제를 근절하지 못해 아시아 3류로 전락했다는 공감대가 역대급 징계로 이어진 모양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슈퍼리그 9개 구단도 징계를 받았다. 명문 상하이 선화와 톈진 진먼 타이거가 각각 승점 10점 삭감 징계를 받았다. 100만위안(약 2억) 벌금 징계도 내려졌다. '소후닷컴'은 "총 9개 구단이 징계를 받았으나, 강등 조치된 구단은 없다"라고 전했다. 일부 팀은 7점과 6점, 나머지 팀은 5점의 승점 삭감 징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슈퍼리그는 18개팀 체제다. 절반 이상이 승점 삭감을 안고 새 시즌에 임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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