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5시즌 K리그1 주장 선임 콘셉트가 '변화'였다면, 2026시즌은 '안정'이다. 잘 아는 선수, 익숙한 선수, 경험 많은 선수에게 주장 완장을 채우는 구단이 늘어났다. K리그에서 주장의 의미가 점점 '베테랑'으로 굳어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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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제주 SK가 주장 이창민(32)의 연임을 발표한 것을 끝으로 K리그1 12개팀 주장이 모두 확정됐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주장을 바꾼 팀은 전체 3분의 1인 4개팀이다. 김태환(37·전북) 주민규(35·대전) 김진수(34·서울) 안영규(37·광주)가 새롭게 캡틴 임무를 맡았다. 김태환 김진수는 전임 주장인 박진섭(31·저장) 린가드(34·무적)가 시즌을 마치고 떠나면서 완장을 넘겨받았다. 대권을 노리는 대전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주장을 교체했다.
이번 교체로 K리그에 새로운 스토리가 쓰였다. 2024년 전북 주장을 맡은 김진수는 2년 만에 전북의 '전설더비' 라이벌 팀을 이끌게 됐다. 2016년 울산 주장을 맡은 김태환은 '현대가 더비'에서 전북 캡틴으로 울산과 맞설 예정이다. 주민규는 제주에서 주장 완장을 찬 적이 있다. 안영규는 지난해 주장 완장을 반납했다가 2년 만에 다시 주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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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8개팀은 기존 주장 체제를 유지했다. 이정택(28·김천) 전민광(33·포항) 이유현(29·강원)은 2025시즌 도중 주장을 맡은 뒤 새 시즌에도 연임됐다. 울산과 제주는 사령탑을 각각 김현석 감독과 코스타 감독으로 교체했지만, 주장은 그대로 김영권(36) 이창민에게 맡겼다. 주장을 보좌하는 부주장에만 변화를 줬다. '승격 돌풍팀' 안양은 어김없이 '리빙 레전드' 이창용(37)에게 중책을 맡겼다. '승격 듀오' 인천과 부천도 각각 이명주(36) 한지호(38)를 주장으로 선임했다. 나란히 3년 연속이다. 선수단에서 중심을 잡아 성과를 낸 만큼 주장을 교체할 이유가 없었다. 2024년 처음으로 인천 주장을 맡은 이명주는 첫 해 '강등 주장'이 됐지만, 1년 만에 '승격 주장'으로 수식어를 바꿨다. 세 번째 시즌엔 '6강 주장'을 꿈꾼다.
감독들이 연륜 있고, 라커룸에서 입김을 발휘할 베테랑 주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주장 평균 나이가 늘었다. 평균 34.3세다. 2022년부터 최근 5시즌 동안 31.5세, 32.6세, 33.7세, 33.0세, 34.3세로 주장 평균 나이가 상승했다. 2022년과 비교해 약 세 살이 늘었다는 건 '주장의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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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로 치면, 전역을 앞둔 말년 병장이 분대장을 맡은 셈이다. 2022시즌까진 '25세 주장' 김동현(29·강원)과 같은 케이스가 더러 있었지만, 올 시즌 20대 주장은 군팀 김천을 제외하면 이유현 한 명이다. 1997년생인 이유현도 내년엔 30세가 된다. 주장들의 K리그 통산기록 합은 2237경기 225골-193도움이다. 포지션별로는 수비수가 8명으로 가장 많고, 미드필더와 공격수가 각 2명씩이다. 스트라이커 캡틴은 주민규 한 명이다.
최고의 실력을 지녔거나, 리더십이 출중한 베테랑이 주장을 맡는 건 자연스럽다. 나이가 많아도 실력이 출중하다면 후배들이 주장의 말에 이견을 달기 어렵다. 아쉬운 점 한 가지는 다양성이다. 아스널은 지난해 20대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28)를 선임했다. 리스 제임스(27·첼시)는 '원클럽맨 캡틴'이다. 2026시즌 K리그1 11개팀(김천 제외) 캡틴들은 하나같이 친정을 다른 곳에 두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