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신 맘껏 달리길"'진정한 럭비인-AG동메달' 故윤태일 코치,4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by 전영지 기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럭비대표팀 주장으로 동메달을 이끌었던 고 윤태일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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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아시안게임 럭비 동메달리스트' 고 윤태일 삼성중공업 코치가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향년 4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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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30일 '대한민국 럭비 국가대표 출신 윤태일씨가 1월 14일 부산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 환자의 기능적 장애 회복에 희망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고 윤태일 코치는 지난 8일, 퇴근길에 불법 유턴 차량과 부딪친 사고로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가 됐다. 병원 이송 후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윤 코치는 가족의 동의 속에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고, 인체조직도 함께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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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코치는 사고 전 가족과 미국 의학 드라마를 보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어디선가 살아 숨쉴 수도 있고 남은 가족들에게 위로도 줄 수 있는 좋은 일 같다"고 이야기했고 가족 역시 "운동장에서 뛰기 좋아하던 사람인데 기증하면 누군가는 운동장에서 뛸 수 있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라며 장기 기증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럭비대표팀 윤태일이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예선전에서 레바논 선수와 경합을 펼치는 모습.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사진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경북 영주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윤 코치는 럭비선수였던 6살 위 형의 운동하는 모습이 멋져 보여 럭비 선수를 꿈꿨고, 중학교 때부터 럭비를 시작했다. 이후 경산고-연세대 럭비부를 거쳐 럭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아시안 게임 '남자 럭비 7인제' 주장으로 2연속 동메달을 이끌었고. 2012년 삼성중공업을 춘계리그전 우승, 2009~2011년 상하이세븐스 3연패, 2013년 HSBC 아시아 7인제 시리즈 4위 등 국내외 대회에서 쉼없이 달리며 2016년 체육 발전 유공자 체육포장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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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럭비단 해체 이후 삼성중공업에서 일을 시작했고, 회사 생활 틈틈이 재능을 기부, 한국해양대 럭비부 코치로 10년 넘게 활동했고, 2023년 한중일 청소년럭비대회 한국청소년대표 코치로 꿈나무들을 이끄는 등 후배 양성에도 진심을 다해왔다. 평소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딸 지수와 럭비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고 윤 코치는 회사 연차를 모아 합숙 훈련을 가고, 일본 럭비를 배우고자 일본어를 1년 넘게 독학할 만큼 평생을 럭비를 향한 뜨거운 열정으로 살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를 희생해 타인과 팀을 살리는 럭비의 희생과 헌신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사진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고 윤 코치의 아내 김미진씨는 "여보. 당신은 마지막 모습까지 멋있고 대단한 사람이었어. 가족으로 함께 한 모든 순간이 고마워. 우리가 사랑으로 키운 우리 지수 잘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잘 지내. 사랑해"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이자,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한 아버지이자 남편이었던 윤태일님의 기증 사연은 더 감동적이고 마음이 아프다. 평생을 럭비에 몰두한 그 열정에 대단함을 느끼며, 그러한 사랑이 이식 수혜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