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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는 만드는 것' 하주석도 그랬다, '개척자' 손아섭 한화 잔류, 세가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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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한화 손아섭이 득점 후 숨을 고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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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필리핀에서 홀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독하게 칼을 갈아온 베테랑 손아섭(38). 원 소속팀 한화 이글스 잔류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는 상황이다. 만약 오렌지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면 손아섭에겐 뛸 기회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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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FA 시장에서 원하는 건 거액의 계약금도, 화려한 대우도 아니었다. 오로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뛸 수 있는 자리' 뿐이다.

하지만 원 소속팀 한화 이글스에 잔류할 경우, 그의 앞에는 역대급 '서바이벌 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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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화의 라인업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로 출국했다. 강백호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1.23/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로 출국했다. 페라자가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1.23/
100억 원의 몸값을 자랑하며 FA 시장에서 합류한 '천재 타자' 강백호와 그리고 다시 독수리 유니폼을 입은 '돌아온 외인' 요나단 페라자가 버티고 있다. 새로 영입한 두 선수, 공통점이 있다. 코너 외야수, 아니면 지명타자다. 외야수 수비가 썩 뛰어나지 않다. 그만큼 공격에 방점이 찍힌 영입이다.

한화 코칭스태프는 이 둘을 어떻게든 수비수로 활용하고자 여러 시나리오를 돌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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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가 동시에 필드에 설 경우 '외야사령관' 중견수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코너 양 쪽을 폭 넓게 커버해줄 수 있는 수비 잘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한화 중견수 후보는 기존 이원석 이진영과 루키 오재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백호, 페라자 둘 중 하나는 지명타자로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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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한화의 코너 외야와 지명타자 슬롯은 포화 상태다.

손아섭이 한화에 남을 경우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든 열악한 상황. 하지만 자리는 열려 있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손아섭도 이 같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자신감은 있다. KBO 리그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인 2618안타. 운이나 요행으로 쌓은 위업이 아니다.

홈런이 줄었을 뿐 컨택 능력은 여전하다. 기술적인 선상타구로 2루타, 3루타를 양산하는 장타생산 능력도 여전하다. 불과 1년 전인 2025년 5월 중순까지도 타율 선두 경쟁을 벌였던 '리딩 히터'였다.

득점권에서도 강한 편. 지난해 득점권 타율 0.310. 결정적인 순간,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물러나는 젊은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멀티 플레이의 가능성, 충분하다. 지명타자로만 한정 짓는 시선을 거부한다. 그는 여전히 코너 외야 수비를 소화하며 타선의 유연성을 더해줄 수 있는 카드다. 클러치 상황 대타카드로도 유용하다. 꾸준한 기회만 확보한다면 언제든 3할을 칠 수 있는 '클래스'는 변함없다.

손아섭이 한화에 남는다면 코너 외야수, 지명타자, 대타카드 세가지 선택지가 모두 가능하다.

공은 둥글다. 특히 장기레이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손아섭이 '3할 클래스'를 유지한다면 무조건 팀에 플러스 되는 카드다. 주전도 충분히 차지할 수 있는 능력자다.

안타 생산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에이징커브를 의심할 나이도, 상태도 아니다. 독기품고 준비한 겨울 결실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강백호와 페라자라는 거물급 후배들과의 경쟁은 손아섭에게 위기가 아닌 자극제다.

한화 입장에서 손아섭의 잔류와 부활은 타선의 무게감을 더하는 동시에, 젊은 선수들에게 '포기 없는 도전'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해주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과연 손아섭이 한화에 남아 정글 같은 포화 라인업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개척하며 3000안타를 향한 진격을 이어갈 수 있을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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