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가 초유의 '감독 지각 소동'으로 술렁이고 있다. 서울 삼성의 김효범 감독은 9일 수원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수원 KT와의 경기(101대104 패)에서 지각 소동을 일으켰다.
경기 시작(오후 7시) 1시간 전쯤 구단 사무국은 김 감독으로부터 늦게 도착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개인 사정'이라는 구단 측의 외마디 설명 외에 사유도 알려지지 않았다. 결국 삼성은 김보현 코치의 벤치 지휘로 경기를 시작했고, 2쿼터 도중 도착한 김 감독은 후반부터 벤치에 복귀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의 명확한 해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애매모호한 답변에 궁금증만 커졌다. 그는 "피치 못할 일이 있었다. 감성팔이를 하고 싶지 않다. 가족이 상을 당했다. 힘들어하고 있는 건 맞다. 거기까지만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추가 질문이 이어졌지만 "개인적인 일을 공유하고 싶지 않다"라며 끝내 언급을 피했다. 김 감독이 회견 도중 빙모상(1월 29일)을 자주 언급했기 때문에 이와 연관된 일이 갑작스레 일어난 게 아니냐는 추측만 난무할 뿐이었다.
이후 농구계에서는 이른바 '난리'가 났다. 김 감독은 물론 구단의 대응이 부실한 바람에 쓸데없는 억측과 혼선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김 감독이 늦게라도 도착한 걸 보면 이렇게 커질 일은 아니었다. 구단이 김 감독의 연락을 받았을 때 적절하게 이해받을 만한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더라면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삼성 구단은 이튿날인 10일에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임근배 단장이 이날 오후 김 감독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각 사유에는 여전히 '개인적인 일'이란 꼬리표를 붙였다. 구단 관계자는 "김 감독 개인의 의사를 존중해 구체적인 사유를 공개하기 어렵다"라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한국농구연맹(KBL)도 구단 측으로부터 소명서를 제출받으려 했지만, 같은 이유로 소명서를 받지 못했다. KBL은 김 감독의 이번 행위에 대해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기 시작 60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야 한다', '감독은 경기에 임할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게 명확하기 때문이다.
KBL 관계자는 "경기 시간이 임박해서야 구단에 연락했기 때문에 '사전에 통보할 경우'에 대한 정상 참작도 힘들어 보인다"면서 "김 감독이 향후 재정위원회에서 말 못한 개인적인 사유를 소명할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비공개로 하면 그에 따른 징계 수위를 정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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