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꼭 필요한 선수"…윤정환 감독, '골프 세리머니' 이청용 품은 이유는 '첫째도 실력, 둘째도 실력'
by 윤진만 기자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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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FC 윤정환 감독이 본지와 인터뷰에서 우승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1.05/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1 승격팀 인천 유나이티드가 '골프 스윙 세리머니'로 일부 축구팬의 질타를 받은 베테랑 미드필더 이청용(38)을 영입한 건 첫째도 실력, 둘째도 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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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10일, "윤정환 인천 감독은 이청용이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판단으로 영입했다. 이청용과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걸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청용은 이날 인천과 계약을 마무리지었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판단을 내리기까진 일정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은 2025년을 끝으로 울산 HD와 계약이 만료돼 FA로 풀린 이청용 영입에 꾸준히 관심을 드러냈다. 이청용이 1월 중순까지 울산과의 재계약 끈을 놓지 않은 터라 구체적인 협상을 벌일 수 없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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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은 지난달 25일 손편지와 함께 울산과 공식 작별한 뒤에 은퇴보단 현역 연장에 무게를 두고 새 둥지를 찾았다. '절친'들이 몸담은 복수의 K리그1 구단, 전력 강화를 꾀하는 K리그2 구단, 미국프로축구, 호주 A리그 등 해외 리그와 연결됐지만, 영입에 근접한 팀은 없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청용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둔 인천은 2월 초 다시 이청용의 상황을 체크했다. 스페인에서 진행한 1차 해외 전지훈련에서 2선 공격수에 대한 갈증을 느꼈던 터였다. 지난달 이중계약 논란을 일으킨 외인 공격수 빌헬름이 떠난 뒤론 2선 자원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 1년만에 돌아온 K리그1에서 강등 싸움이 아닌 6강 경쟁을 펼치려면 제르소, 오후성 등과 2선에서 호흡을 맞출 새로운 유형의 선수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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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왼발잡이 윙어 정치인을 완전이적 조건으로 영입한 인천은 이청용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윤 감독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이청용의 경험과 타고난 테크닉, 이를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 능력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2025시즌 신진호(용인)가 맡았던 '그라운드 위의 지휘자' 역할을 이청용이 고스란히 물려받았다고 볼 수 있다. '천재 미드필더' 윤 감독이 현역시절에 맡았던 롤과 비슷하다. 윤 감독은 J리그 사령탑 시절부터 따로 플레이메이커를 두는 전술을 쓰진 않지만, 특출난 능력으로 공격을 풀어가는 유형의 선수를 선호해왔다. 강원에선 양민혁(코번트리), 인천에선 제르소가 그 역할을 맡았다. K리그1에선 제르소가 상대 수비진에 묶일 경우를 대비해 다른 공격 루트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이청용은 파이널 서드에서 마지막 패스와 문전 침투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게임체인저' 유형이다.
구단도, 선수측도 어떤 형태로든 골프 세리머니 논란을 털고 가야한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 이청용은 지난해 10월 신태용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65일 만에 떠난 후 첫 경기였던 광주FC전(2대0 승)에서 쐐기골을 넣고 관중석을 향해 골프 스윙을 하고는 공의 궤적을 바라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신 감독이 원정버스에 자신의 골프채를 실어 논란이 된 사건을 겨냥한 제스쳐로 해석됐다. 6년만에 울산을 떠나면서 "제 세리머니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선수로서 분명한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선수로서, 그리고 고참으로서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더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공개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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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입장에선 다른 구단에서 벌어진 일로 인해 필요한 자원의 영입을 포기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인천은 '재능기부'를 요구하지도, '백의종군'을 강요하지도 않았다. 선수가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로 2026년 이후의 동행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청용은 38세의 나이에 새 출발에 나선다. 11일 본격적인 '인천 선수'로서의 행보에 돌입한다. 지난 8일 스페인 전훈을 마치고 귀국한 인천은 짧은 휴식 후 14일부터 21일까지 경남 창원에 2차 전훈 캠프를 차린다. 이청용은 창원에서 윤정환호 적응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늦게 합류한 만큼 체력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코치진이 이청용의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면, 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친정' 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라운드를 통해 인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은 열려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