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이탈리아)=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 모두가 금빛 레이스를 기대했던 순간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혼성 2000m 계주에서 불의의 충돌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캐나다, 벨기에, 미국과 맞붙었다.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던 대한민국. 레이스 중반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3위로 달리던 상황에서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가 코너 구간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앞서 캐나다 선수와 코스 다툼을 벌이던 과정에서 균형이 무너졌다. 미끄러진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가 펜스쪽으로 미끄러진 순간 속도를 붙여 돌파하려던 대한민국 김길리는 충돌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속도를 붙여 아웃코스를 타던 김길리 입장에서는 피할 수 없었다. 충돌한 뒤 펜스에 강하게 부딪힌 김길리는 통증을 참고 곧바로 최민정과 터치했다. 최민정이 레이스를 이어갔지만 대한민국으 2분46초57로 3위에 머물렀다.
코치진은 어드밴스를 기대하며 100달러를 내고 소청을 제기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상 충돌 당시 1, 2위로 달리고 있어야 구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대표팀은 파이널B로 밀렸다.
경기 후 김길리는 옆구리를 부여잡은 채 고통을 호소했지만 큰 부상은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정 코치는 "오른팔 전면부가 얼음에 긁혀 피가 났고 손이 조금 부었지만 선수는 괜찮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민정도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오늘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대표팀은 이날 유독 잦은 실수를 범했다. 스토더드는 여자 500m 예선과 혼성 2000m 준준결승에 이어 준결승까지 하루 세 차례 넘어졌다. 미국의 앤드루 허(한국명 허재영)는 "얼음이 평소보다 무른 편이었다. 관중이 많아 온도가 올라가면서 빙질이 둔해진 것 같다"고 밝혔고, 브랜던 김도 "피겨와 링크를 함께 사용해 빙질 조정 시간이 부족했던 듯하다"고 말했다.
4년 전 베이징 대회 예선 탈락의 아쉬움을 씻고자 했던 대한민국 혼성계주는 또 한 번 준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다만 에이스 김길리가 큰 부상을 피한 점은 남은 일정에 희망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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