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GS칼텍스에 말 그대로 '초비상'이 걸렸다. 공들여캐워낸 젊은 미들블로커가 쓰러졌다.
11일 장충체육관.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2세트 도중 갑작스런 침묵이 장충을 뒤덮었다.
1세트를 따낸 GS칼텍스가 2세트에도 막 리드를 잡은 상황이었다. 6-10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시작된 김지원의 날카로운 서브가 승부를 뒤집어놓았다. 김지원은 서브에이스 하나 포함 연신 상대 리시브 라인을 혼란에 빠뜨리며 11-10 역전을 이끌었다.
안타까운 부상이 발생한 것은 이때였다. 또한번 김지원의 절묘한 서브에 페퍼저축은행 리시브가 흔들렸고, 세터 박사랑이 무리하게 세트를 하려다 오버네트 범실을 범했다.
중심을 잃은 박사랑의 오른발이 중앙선을 넘었고, 블로킹을 위해 뛰어올랐다 착지하던 오세연의 오른발이 박사랑의 발뒤꿈치 쪽을 밟으면서 균형이 무너졌다.
오세연은 그대로 오른쪽 다리를 감싸쥔 채 나뒹굴었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도 깜짝 놀라 얼굴이 크게 일그러졌다.
무거운 침묵 속 오세연의 숨죽인 흐느낌이 흘렀다. 몇몇 GS칼텍스 팬들은 목청껏 오세연 화이팅을 외쳤다.
2020~2021시즌 2라운드 6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한 이래 차근차근 키워냈다. 1m80의 크지 않은 키에도 운동능력과 당찬 성격이 돋보이는 선수다. 미들블로커가 약점인 GS칼텍스가 다년간에 걸쳐 심혈을 기울인, GS칼텍스 육성의 결실이다.
지난해 블로킹 3위에 깜짝 이름을 올렸고, 올해도 6위를 달리고 있다. 타고난 스윙이 느려 속공은 어렵다는 시선도 이겨내고, 올해는 속공 부문에서도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부상을 당했다. 오세연은 부상 직후 얼굴을 감싸쥐며 고통을 호소했다.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면서도 좀처럼 서지 못했다. 결국 들것에 실려 코트를 떠났다.
경기전 만난 이영택 감독은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3연승을 해봤다. 선수들이 잘해주면서 분위기가 올라왔다. 매 경기가 고비"라고 했다.
이어 신예 최유림의 부상 공백에 대해서는 "오세연과 최가은이 오늘도 선발로 나선다. 현재로선 대안이 없다. 상황을 보면서 교체 기용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최유림의 복귀 시기에 대해서는 "발목을 접질렸다. 청평 숙소에 남아 안정을 취하고 있다. 시즌 아웃은 아니고 2주 정도면 복귀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됐다. 일단 이날은 오세연의 공백을 전문 미들블로커가 아닌 권민지가 메웠다. 앞으로도 최유림이 복귀하기 전까지 권민지 외에 특별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 상황.
올해로 실바와 함께 하는 3번째 시즌, 봄배구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달리는 GS칼텍스에게 초대형 악재가 떨어졌다.
GS칼텍스 측은 "이 시간에 병원에 가도 X레이밖에 찍을 수 있는 게 없다. 일단 휴식을 취하고, 내일 병원을 찾아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충=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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