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진우, 험난한 '다이어트'와의 전쟁

최종수정 2012-01-24 13:08

프로야구 KIA 김진우가 지난 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새해 첫 훈련에 앞서 체중과 체지방을 측정하고 있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몸아, 내 몸아. 끝까지 버텨다오."

KIA 투수 김진우(29)의 모바일 메신저 상태메시지에 나타나 있는 글귀다. 마치 전장에 나서는 장수의 비장한 각오처럼 들린다. 질 수 없다는,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 절실하게 담겨있다. 실제로 김진우는 지금 '전쟁 중'이나 마찬가지다. 5년 만의 스프링캠프 훈련을 풀타임으로 소화하기도 벅찬데, 동시에 무기한 다이어트까지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중감량'은 김진우의 부활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나를 이겨야 남도 이긴다

현재 김진우는 미국 애리조나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몸을 만들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캠프는 이제 열흘 째 접어들었다. 그간, 러닝훈련과 캐치볼 등으로 기초 체력을 다졌던 김진우는 지난 23일부터 비로소 하프피칭을 시작했다. 너무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은 순조로운 페이스다. 여기서 '순조롭다'는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 그간의 공백을 메우려는 조급한 마음에 서두르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실력을 쌓고 있다는 뜻이다.

혼신을 다해 하루종일 운동을 하고 숙소에 들어오면 온몸의 근육은 비명을 지르고, 허기가 요동친다. 그러나 김진우의 '전쟁'은 이 순간부터 시작된다. 치솟는 식욕을 애써 누른 채 최소한의 칼로리만 섭취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열흘 째 접어들었다. 한창 운동 중인 점심 때는 수분 보충을 위한 음료수와 과일 만으로 간단한 식사를 한다. 심지어 설날이었던 지난 23일 점심 때 선수단에 제공된 떡국도 마다했다.

김진우가 '다이어트'라는 제한조건을 스스로에게 부여한 것이다. 선동열 감독의 부임이후 첫 스프링캠프다. 그만큼 훈련 강도도 엄청나게 세졌다. 온전히 훈련프로그램만 소화하기에도 벅찬 상황. 그런데 왜 김진우는 힘든 상황을 더 가중시켰을까.

이는 지난해 말 마무리캠프부터 다져온 스스로의 각오 때문이다. 김진우는 그간의 공백을 따라잡으려면 결국 스스로의 한계를 이겨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때문에 훈련 프로그램 소화와 다이어트의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서 점점 마음을 굳세게 다지고 있는 것이다. 입으로는 "죽겠네"라는 탄식을 쏟아내지만 김진우는 "나를 이겨야 다른 사람도 이길 수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버텨달라'고 내 몸에게 빌고 있다"며 부활의지를 높이고 있다.

왜 체중감량인가


김진우가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스스로에게 '체중감량'이라는 숙제를 내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올해 풀타임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스태미너를 만드는 것이 가장 필수적인데,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면 더운 여름철 스태미너 관리에 실패할 수 있다. 또한 한층 가벼워진 체중은 부상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현재 김진우가 정상적인 투구를 하지 못할 정도로 '과체중'인 것도 아니다. 이미 김진우는 'SUN의 테스트'를 통과한 몸이다. 선동열 감독은 지난해 11월 말 선수들에게 한 달 가까이 휴가를 주면서 이 기간에 개인훈련을 충실히 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선수 개개인별로 '체중 및 체지방 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맞게 몸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김진우와 서재응 등은 당연히 감량대상이었다.

그리고 지난 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새해 첫 합동훈련 때 전 선수단을 대상으로 신체검사가 이뤄졌다. 체중과 체지방을 면밀히 체크했는데, 선 감독의 테스트에 탈락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선수단 전원이 성실히 몸을 만들어 온 것이었다.

그런데 김진우는 이 테스트에서 유일하게 체중이 기준보다 늘어났음에도 선 감독의 칭찬을 받은 선수였다. 원래 김진우의 기준체중은 117㎏이었는데, 이날 측정결과는 121㎏. 하지만, 체지방은 30%에서 20%로 무려 10%나 줄어들었다. 선 감독은 "트레이너팀이 오히려 좋은 현상이라고 했다. 지방은 빠진 대신에 근육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라며 김진우를 칭찬했었다.

하지만, 김진우는 만족할 수 없었다. 여전히 체중이 많이 나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김진우는 스프링캠프가 끝날 때까지 다이어트를 지속할 계획이다. 현재는 지난 8일보다는 몸무게가 줄어 110㎏ 중후반이지만, 김진우의 최종 목표치는 105㎏로 설정돼 있다. 이 정도로 빼면 신인시절과 비슷한 몸매가 된다. 몸과 마음을 모두 신인시절로 되돌려 다시 정상에 도전하려는 김진우의 의지가 엿보이는 목표치라고 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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