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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안해도 된다고 했어요. 대신 완전히 전투적으로, 당당하게 뛰어달라고 했죠."
프로야구 선수의 아내가 겪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제 시즌이 시작되면 '홀로 지새우는 밤'이 일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지윤씨는 "주위에서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뭐, 개인적으로 시간을 잘 활용하려고 해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저한테 '외롭다'는 말을 듣고 싶으신 거죠.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했다. 정말 '쿨'한 대답이었다. 회사마치고 운동하러 가는 중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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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혀 서운해 할 필요가 없다. 남편 자랑이 대단하다. "착한 남편이에요. 섬세하고. 어떨 때는 여자보다 더 여자 마음을 잘 알아요. 항상 변함이 없고." 계속된다. "매일 매일 정말 결혼을 잘했구나라고 생각해요." '닭살 돋는' 멘트의 연속이다.
그 섬세한 남편이 밥상까지 '대령'했단다. 전지훈련 떠나기 전 일주일 동안의 특별서비스였다. "회사마치고 집에 갔더니 밥을 해놓았더라구요. 미안했나봐요. 처음에는 물을 잘 못맞혀서 좀 설익었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밥은 항상 제가 할려고 했는데…." 이 역시 자랑이다. 정말 행복해 했을 신혼부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지윤씨는 현재 CJ오쇼핑 MD로 일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와의 결혼을 생각하면서 아나운서를 그만 뒀다. "아쉽지 않냐고 많이들 물어보시는 데 안 그래요. 정말 하고 싶었던 새 일을 찾아서 너무 좋아요. 사실 아나운서를 하면서도 얼마나 오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고, 병호씨와 사귀면서 결정을 좀 더 빨리 내렸죠."
그렇다면 남편에 대한 바람은 무엇일까. "야구를 잘하고 못하고는 상관없어요. 항상 겸손하고, 순수하고, 성실하고, 변함이 없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정말 겸손한(?) 바람이다. "그래도 이왕하는 거니까, 싸우면 이겨야죠. 항상 당당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해요." 당당한 남편, 아내로서 당연한 소망이다.
아나운서에서 이제는 프로야구 선수의 아내. 그녀는 정말 당당했다.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의지가 될 수 있는 아내가 되고 싶어요. 병호씨가 야구를 그만 두고 싶을 때 아무 걱정없이 방망이를 놓을 수 있을만큼 도움이 되는 그런 아내요. '원더우먼'같은 동반자라고 할까."
박병호, 정말 장가 한번 잘갔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