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에하나, 프로야구에서 불법 베팅사이트 관련 조작과 연루된 선수가 실제로 있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결과를 한쪽으로 몰아갔을까.
이론상 예를 들어보자. A라는 팀에서 B투수가 선발 등판했다. 상대는 C팀이다. 평소 B는 제구력이 좋아서 볼넷을 안 내주기로 유명한 투수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이날 경기는 A팀의 홈게임이다. 즉 1회초에 B가 먼저 던진다. B가 제구력이 좋으니 대부분의 불법베팅 참여자들은 상식적으로 C팀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돈이 한곳으로 몰리는 것이다. 이때 조작 세력들이 C팀에 베팅하고 B를 포섭해놓은 상태라면 1회초부터 뜬금없는 볼넷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조작 세력이 돈을 벌게 된다.
포섭을 당한 B투수는 아웃카운트 3개를 잡기 전에 특정 타자에게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진다. 물론 중간중간에 스스로도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연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마침 점수도 주지 않고 막아낸다면, 특별히 승패에 영향을 주지 않은 채 '설계된 플레이'가 별다른 의심도 받지 않고 완료된다는 것이다.
승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세밀한 플레이를 게임으로 만들어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홀짝 게임'도 있다. 4회까지 양팀 점수의 합이 홀이냐 짝이냐를 맞히는 것이다. 이때 0-0은 짝으로 친다고 한다. '1회 초구'도 있다. 투수가 1회 초구에 던지는 공이 스트라이크냐 볼이냐를 맞히는 것이다. '언더-오버 게임'도 있다. 어떤 이닝까지 양팀 점수 합계가 특정 기준점을 넘는가, 못 넘는가를 놓고 베팅하는 것이다.
불법 베팅사이트는 이런 식으로 프로농구에서도 세분화된 게임을 만들어놨다. '첫 3점슛 성공 팀'을 맞히는 게임이 있다. '자유투 3개는 적용 안 된다'는 설명도 붙어있다. '첫 자유투 성공 팀'도 있고, 1쿼터 양팀 점수 합계를 '홀짝'으로 구분해 베팅하는 경우도 있다. 그때그때 종목에 맞춰 게임을 만들고, 약간 변형시키거나, 없애면서 돈을 벌어들인다고 한다.
조작 세력이 여러 종류의 게임을 이용했다는 얘기는 아직 없다. 지금까지는 '1회 고의4구' 얘기만 흘러나오고 있다. 그만큼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