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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듯 모를듯한 LG 박현준의 엷은 미소. 그 안에서 희망을 보는 이가 있고 또한번의 불안감을 느끼는 시선도 공존하고 있다.
오키나와 출발, 입국장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본지 사진기자가 오키나와에서 취재를 하다가 29일 박현준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만약의 경우 박현준이 귀국하자마자 대구지검에 출석해야하는 상황이라면, 혹은 조용한 귀국을 원했다면 후쿠오카를 경유해 부산 김해공항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실제 오키나와에 전훈캠프를 차린 몇몇 구단의 프런트 관계자들이 편리성 때문에 이같은 동선을 이용하기도 한다.
다행히 박현준은 12시40분이 거의 다 돼 객실로 불쑥 들어왔다. 이코노미석의 앞쪽에 앉았다. 화장실을 오갈 때 몇마디 얘기를 나눴는데 박현준은 계속 웃기만 했다고 한다.
비행기가 착륙한 뒤 짐을 찾는 과정에서 박현준은 입국장 게이트 앞에 취재진이 엄청나게 모여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박현준은 "아니 그런데, 오늘 내가 들어오는 걸 (언론에서) 대체 어떻게 다들 알았을까"라며 궁금해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이숭용을 우연히 만나기도 했다.
인천공항이 직선형태이긴 하지만 만약 피하려는 마음만 있었다면 다른 게이트로 돌아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박현준은 그럴 필요 없다는 듯 곧바로 구단 관계자와 함께 본래 예정된 E게이트로 나왔다. 카메라 플래시가 엄청났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자신감일까 아니면 제2의 최성국일까
일단 밖으로 나온 뒤에도 위축된 표정이 아니었다. 잠시 굳은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곧이어 엷은 미소가 이어졌다.
게이트 옆쪽의 공간에서 간이 인터뷰를 하기로 했는데, 취재진이 워낙 많은 탓인지 포토라인이 붕괴됐다. 현장이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박현준은 "저는 하지 않았고요, 잘 밝혀질 거라 생각합니다"라는 몇마디를 남기고 구단 관계자와 함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같은 팀 김성현이 하루전 경남 진주의 잔류군 캠프에서 체포됐다. 특히 대구지검에 도착할 때 마스크를 하고 수갑을 찬 상태였다는 게 알려지면서 충격이 증폭됐다. 전형적인 '피의자'의 모습이었다. 이와는 달리 박현준은 때론 엷은 웃음까지 보이고 비록 짧았지만 인터뷰까지 하면서 여유있게 귀국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프로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선 "박현준이 정말 혐의를 벗을만한 자신감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모 해설위원은 1일 "오키나와에 있을 때부터 계속 혐의를 부인해왔고 입국 과정도 너무 자신감이 있어보인다. 솔직히 현장 야구인들의 입장에선 박현준이 무혐의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학습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프로축구에서 문제가 터졌을 때 최성국이 보여준 태도 변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취재진에 둘러싸여 집중적인 질문공세를 받으면서도 "절대 그런 일 없었다"며 강력하게 부인했던 최성국이 결국엔 가담자였다는 게 밝혀졌다. "혈서를 쓸 수도 있다"고 했던 여자프로배구 선수도 나중엔 고개를 숙였다.
이러한 '학습효과' 때문에 프로야구 관계자들 중에서도 "솔직히 선수들과 면담해보면 당장은 (조작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는데, 그걸 100% 믿기도 어려워졌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조만간 검찰 수사를 통해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