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경기조작의 검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을까.
일단 수사중이거나 혐의를 받고 있는 두 투수의 연봉을 살펴보자. 김성현은 지난해 연봉 5800만원을 받았다. 같은 팀 박현준은 4300만원이었다. 한번 두눈 질끈 감고 던지는데 300만~500만원이라면, 몇차례만 성사시키면 몇달 월봉을 모으는 셈이 된다. 따라서 브로커들이 저연봉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줄기차게 흔들어댔을 가능성이 있다.
보다 중요한 건 '죄의식'에 대한 부분이다. 한타자쯤 볼넷으로 내보내는 것에 대해선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프로야구는 승패를 조작하긴 어렵지만 개별 플레이에 대한 조작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이번 사건을 통해 입증됐다. 승패 조작이든 개별 플레이를 통한 경기조작이든 어쨌거나 금전 거래와 연계된 불법인 건 마찬가지다. 그런데 '고의볼넷'과 같은 경기조작에 참여한 선수는 이걸 차별화해서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학원스포츠가 선수들의 기본 인성을 기르는데 소홀히해왔다는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응용 전 삼성 감독은 최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결국엔 사람 되자고 운동하는 것인데, 선배들이 그런 교육의 역할을 못하고 운동만 시켜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탄식했다.
프로야구 선수협회가 29일 오후 '야구팬과 국민에게 전하는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에도 이같은 문제점이 잘 지적돼있다. '선수협은 어려서부터 경쟁에 내몰려 인성교육을 받거나 직업윤리를 생각할 기회가 없었던 선수들과 환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선수협은 장기적으로 유소년때부터 공정한 경쟁과 직업윤리에 대한 교육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초상권 수익 등으로 마련된 기금을 어린 선수들의 교육을 위해 쓰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선수들의 단체인 선수협회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건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