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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50여일간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9일 귀국한다. 전지훈련을 통해 대부분의 팀들은 시즌 운영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각 포지션, 보직 등이 거의 가려진 상태로 시범경기를 맞이하게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롯데는 상황이 다르다. 양승호 감독은 "아직 끝이 아니다. 시범경기까지 모두 지켜봐야 전체적인 틀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많은 포지션에서 확실하게 1군에 입성할 멤버들을 가려내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선수들은 시범경기에서의 경쟁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FA로 영입된 정대현이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이승호가 원래 자리였던 불펜으로 돌아가게 됐다. 결국 5선발감을 찾아야 한다. 지난 시즌과 똑같다. 그당시에도 이름이 오르내리던 이재곤, 김수완, 진명호, 이용훈, 박동욱 등이 후보다.
일각에서는 김수완이 5선발 자리를 꿰찼다고 보고 있다. 포크볼이 살아나 구위가 좋아졌고 연습경기 성적도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감독은 신중했다. 양 감독은 "결국 시범경기에서 던지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골고루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양 감독은 지난해 많은 사람들이 전지훈련을 마친 이재곤과 김수완의 활약을 기대할 때 "조금 더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었다. 결국 지난 시즌 초반부터 쓴맛을 본 두 사람을 말없이 지켜봐야 했다. 양 감독은 여기서 얻은 교훈이 있었다. 올해는 마지막까지 지켜본 후 신중하게 5선발 요원을 결정할 계획이다.
양 감독은 "다른 어느 자리보다 신경이 쓰이고 올 한 해 우리팀 성적을 좌지우지 할 자리가 있다. 바로 옆구리 불펜"이라며 고민을 드러냈다. 이대호가 빠진 4번 자리도, 장원준이 빠진 에이스 자리도 아니었다. 양 감독은 "언더핸드나 사이드암 불펜은 시즌을 운영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며 "재곤이는 원포인트가 아닌 선발이나 롱릴리프 요원이다. 다른 선수들이 이 자리를 메워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이 자리를 든든히 지켜주던 임경완이 FA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같은 잠수함이자 커리어상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둔 정대현이 영입되며 양 감독은 걱정을 덜었다. 정대현의 마무리 기용이 거론됐지만 양 감독은 "정대현은 임경완의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런 정대현이 부상으로 낙마하며 어려움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양 감독의 선택을 받을 후보는 2명으로 압축됐다.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두산 출신의 김성배와 동아대 출신의 신인 김성호다. 양 감독은 특히 김성호의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다. "공도 빠르고 타자와 승부하는 요령도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선수일지라도 신인은 신인. 김성배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 양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사람에게 1군 엔트리 진입이라는 선물을 줄 계획이다.
이 밖에 손아섭과 이인구가 부상으로 주춤한 외야, 신인 신본기가 가세한 내야, 백업 장성우가 빠진 포수 자리에서 역시 1군행 티켓을 얻기 위한 선수들의 뜨거운 경쟁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