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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을 앞두고 각종 이익집단이 활개를 치고 있다.
가장 첨예한 이해가 걸려있는 파트너는 심판 노조다. 일단 반대다. 심판은 경기장의 판관이다. 그라운드 안에서 벌어지는 플레이에 대한 판결권을 가지고 있다. 그 권위도 절대적이다. 과도한 어필로 권위에 도전할 경우 '퇴장'을 통해 아예 쫓아낼 수 있다. 때문에 심판 노조는 비디오 판독에 대해 예민하다. 자신의 판결권 일부를 인위적 보조도구(TV 화면)에 내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를 확장하면 궁극적으로 '일관성있고 정확한 판단을 위해 스트라이크 판정을 기계화하면 어떠냐'는 논리에 닿을 수 있다. 그렇지만 심판들은 '우리 권한이 줄어든다'고 노골적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다. 대중에게 내세울 명분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심판 노조가 내세우는 명분은 '항상성'이다. "판독을 위해 제공되는 TV화면이 구장마다 다르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예를 들면 양키 스타디움에 비해 오클랜드 구장의 화면은 떨어진다. 한정적이다. 야구전용구장이 아니라서 화면 자체가 멀기 때문이다. 거기까지는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로 인해 판정에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고 한다. 이 논리는 다소 궁색하다. 판정을 위한 심판의 위치와 시야는 매 플레이마다 모두 다르다. 비디오의 질 역시 다 같을 필요도 없고 같을 수도 없다. 화질이 좋든 나쁘든, 가깝든 멀든 판정의 보조 도구로서 활용하면 정확한 판정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최종 판정은 어차피 사람이 한다. 정확성과 일관성보다는 오히려 비디오 판독으로 인한 경기 지연과 이로 인해 야기되는 팬들의 기다림 등을 언급하는 편이 더 그럴듯한 명분이다.
결국 심판 노조가 원하는 건 비디오 판독 확대를 대가로 한 자신들의 권한 확대다. 미 언론이 예를 드는 심판들의 속내는 '은퇴나 장애 시 받는 혜택 확대나 포스트시즌 7명 심판진 운영' 등이다. '기브 앤 테이크(give & take)'. 확실한 정치적 행위다.
뉴욕 양키스 강타자 마크 테세이라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직 준비가 안됐으면 보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언제 시행하든 큰 상관 없다. 다만 시즌 중에 룰을 바꾸는 건 원치 않는다. 개막과 시즌 중, 포스트시즌이 모두 같은 룰에 의해 운영되기만 한다면…." 양키스 외야수 커티스 그랜더슨은 심판과 별도의 컨퍼런스룸에서의 합의 결정조차 상관 없다는 입장. "기록실에서 판단해 사인을 줘도 상관없다. 경기만 빨리 진행된다면…."
필다델피아 베테랑 슬러거 짐 토미는 "시행해 보기 전에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 힘들다. 실험이 필요하다"며 고참 선수다운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토미는 1970년 생, 우리나이로 43세다.
이 문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야구장 안팎의 팬이다. '정확한 판정이 중요하냐, 경기 중단과 지연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냐' 하는 팬들의 상충되는 이해 관계를 고려한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고 선진야구라는 메이저리그에서조차 프로야구의 주인인 팬들을 위한 고민과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정치인과 이익집단이 국민 전체보다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움직이는 것처럼….
국내 프로야구도 지난 2009년부터 홈런 타구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시행하고 있다. 홈런 판정 외에도 판정 시비는 끊이지 않는다. 우리 역시 비디오 판독 확대 시행이 언젠가는 논의될 것이다. 메이저리그를 반면교사 삼는다면 역시 가장 중요한 으뜸 고려 사항은 팬 서비스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