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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국내 4대 프로 스포츠는 기형적인 형태로 발전해 왔다. K-리그의 몇몇 시도민 구단을 제외하고 대다수 팀이 운영비의 대부분을 모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주로 재벌그룹인 모기업으로부터 현금을 받기도 하고, 스폰서십, 광고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FC서울 정도가 한 해 운영비의 40% 수준인 100억원 가량을 순수하게 마케팅을 통해 벌어들인다. 프로야구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팀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으로 크게 나뉘는 한국 프로 스포츠 풍토에서 넥센 히어로즈는 아주 특별하다.
히어로즈는 어떻게 연간 200억원에 가까운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것일까.
기댈 언덕이 없기에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하기'다. 넥센을 포함해 프로야구 팀의 수익은 크게 마케팅과 입장수입, 방송 중계권료를 통해 나온다. 올해 히어로즈는 광고를 포함한 마케팅 100억원, 입장수입 50억원, 중계권료 2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도움을 줄 모기업이 없기에 모든 걸 맨몸으로 나서 해결해야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독립구단인 셈이다.
넥센의 광고수입 100억원에는 넥센 프런트의 피와 땀이 담겨 있다.
스폰서가 100개가 넘는다. 어린이가 참가하는 유소년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빵을 후원하는 제과업체, 현금 3000만원부터 시작해 수십억원대 업체까지 다양한 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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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는 생존을 위해, 업그레이드를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마케팅 직원 수를 보면 히어로즈가 보인다. 코칭스태프를 제외한 프런트 50명 중 마케팅을 전담하는 직원이 무려 11명이다. 보통 4~5명이 담당하는 기업구단의 두 배다.
모기업이 없다보니 설움을 겪기도 한다. 어렵게 스폰서를 유치했는데, 보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히어로즈의 관계자는 "신용보증 회사에 찾아가면 뭘 믿고 보증을 해주냐는 이야기를 한다. 또 야구단을 다룬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고 했다. 광고 유치를 위해 구단 임직원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잡힌 적도 있다. 모기업의 돈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구단과는 차원이 다르다. 히어로즈는 프로 근성으로 똘똘 뭉친 조직이다.
물론 히어로즈의 잠재력, 가능성을 인정해 매년 후원에 나선 기업도 있다. 한 생명보험사와 투자회사가 4년 전부터 히어로즈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히어로즈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던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관심도 고맙다. 현대해상은 헬멧 스폰서를 맡고 있고, 정 회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목동구장을 찾고 있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구단 매각설이다. 한때 스타급 선수를 팔아 구단을 운영한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히어로즈 구단 고위층에서는 팀을 파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기업은 사이클이 있어 부도가 나거나 그룹이 해체될 수도 있다. 모기업이 어려워지면 팀까지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혹독한 상황에서 생존법을 터득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올해도 넥센의 실험은 계속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