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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소리없는 영웅)' 정현욱(34)의 시계는 거꾸로 흐르는 것 같다. 그의 공은 시간이 지날수록 위력을 더한다. 약간 흔들리는 것 같다가도 금방 안정을 되찾는다.
정현욱의 야구인생은 나이 30세부터 시작된 셈이다. 남들은 정점을 찍고 하향곡선을 탈 무렵, 그는 이제 야구를 알고 돈벌이를 시작했다.
그는 "요즘 제 주변에 나이먹고 자리 못 잡은 친구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준다"면서 "조바심내지 마라. 먼데서 찾지 말고 나를 봐라. 나도 30세 전에 해놓은 게 아무 것도 없었지만 지금 이렇게 버티고 있다고 말해준다"고 했다.
정현욱은 나이가 많다고 훈련에서 열외를 두면 안 된다고 했다. 열살 젊은 선수들과 똑같이 달리고, 더 많이 어깨운동을 해주어야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나이를 먹으면 훈련이 귀찮아 질 수 있다. 또 코치들이 고참배려 차원에서 빼줄 때도 있다. 정현욱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 자신에게 엄격하고 예외를 두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7일 LG와의 2012시즌 개막전에서 9회 마지막 투수로 등판, 1이닝 동안 3타자 상대로 모두 내야땅볼 처리했다. 그의 볼 스피드가 시속 149~150㎞를 전광판에 연달아 찍을 때마다 삼성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정현욱은 "삼성 불펜은 웃고 떠드는 것 같아도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라며 "조금만 못해도 금방 뒤로 도태될 수 있다.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 살아남기 위해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 불펜엔 안지만 권오준 권 혁 박정태 등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
그는 2004년 터진 프로야구 병역비리 파동으로 선수 생명이 이미 끝날 뻔했다. 구속 수감까지 됐었고 나중에 공익근무 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다하고 다시 야구선수로 돌아왔다. 정현욱은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정말 막막했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2007년 공익근무를 마칠 무렵이었다.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지 고민했다. 벌어놓은 돈도 없었다. 이름값도 없었다. 잘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래서 다시 야구공을 잡았다.
정현욱은 이번 시즌을 잘 마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그의 올해 연봉은 2억5000만원이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