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첫승 뒤에 훌륭한 조연있었다

최종수정 2012-04-13 15:11

12일 오후 청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8대2로 승리한 후 승리투수이자 수훈투수로 선정된 한화 박찬호가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청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4.12.


주연은 빛났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주연을 더욱 빛나게 한 조연도 엄연히 있었다.

박찬호가 12일 두산전에서 한국무대 데뷔 등판에서 첫승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팀의 3연패도 끊었다.

그래서 야구팬들은 짜릿한 드라마같았다고들 한다. 당연히 주연 박찬호가 모든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연은 여기까지다. 이날 경기의 안팎을 살펴보면 박찬호 첫승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준 조연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조연이 있었기에 박찬호의 첫승을 더욱 빛났다.

한화 후배들의 긍정 마인드

박찬호는 두산전 첫승을 거둔 뒤 인터뷰 소감에서 가장 먼저 이렇게 말했다. "후배들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줘서 고마웠다."


박찬호가 자신의 첫승에 힘을 실어준 고마운 대상으로 후배들을 먼저 떠올릴 만했다. 한화의 선수들은 지난 11일 3연패에 빠진 뒤 따로 자체 미팅을 했다.

제각각 침통한 심정이었지만 서로 내색하지 않았다. 대신 "이제 시작이니까. 다음엔 꼭 승리하자"고 서로 격려했다. 이여상은 "선-후배 따질 것 없이 서로 등을 다독여주며 이를 악물었다"고 전했다.

미팅이 끝난 뒤 후배들끼리 따로 약속을 했다. '칭찬 릴레이'를 하자는 것이었다. 후배들은 결전의 날 12일 아침이 밝아오자 숙소 아침식사 때부터 맏형 박찬호를 볼 때마다 "형, 잘될거야", "오늘 꼭 이길겁니다", "형은 꼭 해낼거야"라고 짜고 치는 칭찬을 펼쳤다. 후배들의 기살려주기 칭찬에 박찬호는 결국 춤추는 '고래'가 됐다.

주변의 작은 듯 큰 배려

박찬호가 등판하기 전 뜻깊은 인사가 시구를 했다. 박찬호의 공주중 시절 감독이었던 오영세씨(54)다. 오 씨는 3루수였던 박찬호를 투수를 전향시켜 '특급투수 박찬호'를 만들어 준 은사였다. 박찬호가 모시고 싶다고 요청한 시구자였다. 선수가 요청하는 인사를 시구자로 내세운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사전에 박찬호에게 의사를 타진했다. 뜻깊은 첫 등판이니까 혹시 모시고 싶은 분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박찬호는 주저하지 않고 오 전 감독을 추천했다. 대신 구단은 이날 경기 시구자로 섭외를 마쳤던 홍보대사 한혜린(탤런트)에게 양해를 구하고 시타자로 변경하느라 적잖이 애를 썼다. 구단의 작은 배려 덕분에 박찬호는 "시구자로 나와주신 옛 스승님의 격려 덕분에 특히 의미깊었다"며 더욱 열심히 던졌다. 상대팀도 깍듯하게 배려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첫타자 이종욱이 경기 시작에 앞서 헬맷을 벗고 먼저 인사를 건네자 박찬호는 감동했다.

타선도 함께 춤추다

박찬호의 첫승은 모처럼 신바람을 낸 타선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중심에 돌아온 거포 김태균이 있었다. 김태균은 이날 선발투수가 '거물' 박찬호만 아니었다면 단연 일등공신감이다.김태균은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120점짜리 방망이 솜씨를 과시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 5할의 놀라운 타력을 자랑하던 김태균이 더욱 힘을 낸 것이다. 여기에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테이블세터 강동우-한상훈도 힘을 보탰다. 강동우(5타수 3안타)와 한상훈(5타수 3안타 3타점)은 이날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3번타자 장성호 역시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이 덕분에 선행주자가 드물어 아쉬웠던 김태균은 신바람이 제대로 났다. 칭찬과 배려에 춤춘 박찬호에 장단을 맞춰 방망이까지 춤을 췄으니 금상첨화였다. 박찬호는 1회 연속 볼넷을 허용한 이유에 대해 "긴장을 제대로 했다"고 했다. 훌륭한 조연이 없었다면 박찬호는 그 긴장감마저 극복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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