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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삼성과 롯데의 경기가 열린 대구구장. 1회말 롯데 선발 고원준이 마운드에 올라 김상수를 상대로 힘차게 초구를 던졌다. 146㎞. 높게 들어와 볼 판정을 받았지만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문제는 팀 사정으로 인해 마무리 역할을 오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발로 보직이 전환됐다. 물론 9승을 거두며 롯데의 플레이오프 직행에 큰 공헌을 했다. 문제는 구속이었다. 특유의 시원한 강속구를 잃어버렸다. 자연히 변화구 구사비율이 높아졌다. 고원준은 당시를 회상하며 "마무리로 시즌을 준비해 계속해 선발로 경기를 뛰니 아무래도 체력이나 밸런스에서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며 "구속이 나오지 않으니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그렇다고 치자. 문제는 올시즌 들어서도 그 모습 그대로였다는 점이다. 12일 잠실 LG전에서 총 98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는 절반이 안되는 41개였다. 최고구속도 142㎞에 그쳤다. 커브와 싱커성 투심을 각각 21개씩 던졌다. 18일 부산 SK전은 더했다. 89개의 공 중 직구는 26개에 그쳤다. 이날은 체인지업이 20개로 많았다. 싱커성 투심 역시 19개였다. 직구 최고구속도 141㎞로 더 떨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젊은 투수가 벌써부터 변화구에 맛을 들이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특히 고원준같이 강속구를 가진 젊은 투수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래서 비록 패했지만 달라진 고원준의 모습은 환영할 만 하다.
고원준은 경기 전인 25일 "시즌을 치르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점점 구속이 올라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다음날 147㎞짜리 직구를 던졌다. 구속도 구속이지만 직구 구사 비율도 매우 높아졌다. 총 89개의 공 중 54개를 직구로 던졌다. 커브 12개, 슬라이더 12개, 체인지업을 11개 던졌다. 투심에 의지하지 않고 빠른 공으로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채태인과 이승엽에게 맞은 홈런도 결국 느린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려 나온 것이었다.
물론 경기 후 양승호 감독이 "고원준은 더 다음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 처럼 부족한 부분은 있었다. 하지만 어린 선수답게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공을 뿌린 모습 자체가 좋았다. 고원준의 주특기인 100㎞의 슬로우 커브도 빠른 볼이 있어야 위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현재 부족한 부분은 경험을 통해 메우면 된다. 고원준은 대한민국 야구를 이끌어갈 자질을 가진 대형 유망주다. 앞으로도 더욱 씩씩하게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