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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맞았죠?" "응. 맞았다."
하지만 TV 중계의 느린 화면까지는 피해가지 못했다. 몸쪽을 파고든 공은 박종윤의 왼 무릎을 스쳤고 공이 굴절되는 모습이 확실하게 카메라에 포착됐다. 박종윤의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 사실을 알았다고. 본인과 허도환이었다. 심판의 콜이 없자 허도환이 "형, 맞았죠"라고 묻자 박종윤은 복화술을 쓰는 것과 같이 입을 안벌리고 "응. 맞았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심판이 사구 판정을 내릴까봐 소심하게 답한 것. 하지만 박근영 구심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도 별다른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사실상 심판은 보기 힘들었다. 공의 굴절을 육안으로 판단하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허도환이 날아오는 공을 자연스럽게 잡은 듯 포구가 됐기 때문이다.
보통 공에 안맞은 타자들이 살아나가기 위해 "맞았다"고 주장하는 경우는 있어도 공에 맞은 타자가 발뺌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박종윤은 이에 대해 "솔직히 정말 치고 싶었다. 그냥 걸어나가기 싫었다"고 고백했다. 박종윤은 이 타석 전까지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팀이 5-0으로 앞서는 상황에서 타점 찬스가 왔기 때문에 욕심이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만약 1-0, 2-0의 근소한 리드였다면 무조건 나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거짓말(?)을 해놓고 안타를 못쳤으면 민망했을 박종윤. 기어코 안타를 쳐냈다. 박종윤은 "더 집중해서 타격했다"며 밝게 웃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