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등판 LG 박명환, 재기 위한 과제는?

기사입력 2012-05-03 14:20



박명환이 2군에서 올시즌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희망과 숙제가 모두 보인 첫 등판이었다.

지난 2일 구리구장. LG와 NC의 퓨처스리그(2군) 경기가 열린 구리구장은 마치 여름 날씨 같았다. 무더위 속에서 한 베테랑 투수가 있는 힘껏 공을 뿌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의미있는 등판이었다. 재기를 노리고 있는 박명환(35)의 얘기다.

박명환은 이날 선발로 등판했다. 연습경기에 얼굴을 비춘 적은 있지만, 퓨처스리그가 개막한 4월10일 이후 첫번째 등판이었다. 경기 전 60개의 공을 목표로 했고, 3회까지 투구수가 59개에 이르자 더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결과는 3이닝 4실점. 16타자를 상대해 6안타 1홈런 2볼넷을 내줬고, 삼진 3개를 곁들였다.

박명환은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구위를 점검했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도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42㎞.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140㎞를 넘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공을 던질 때마다 기복이 심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마칠 때만 해도 볼끝이 살아 있는 느낌이었다. 박명환은 2회 포수 조윤준의 송구 실책으로 실점이 나오면서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였다. 직구를 세게 던지면 항상 스트라이크존 밑으로 향했다. 폭투는 나오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낮게 제구되는 공에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결국 130㎞대 후반으로 구속을 낮춰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밖에 없었다. 힘을 빼고 제구에 신경썼다. 하지만 젊은 NC 타자들은 놓치지 않고 방망이 중심에 맞춰냈다. 결국 변화구로 승부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변화구의 각은 살아있었다. 과거 전성기 시절에 비견될 정도였다. 게다가 최근 들어 새로 던지기 시작한 커브는 떨어지는 각이 컸다. 경험이 부족한 NC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이끌어내기 쉬웠다.

하지만 1군에서 변화구 하나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괜찮은 직구가 동반되어야 변화구의 힘도 배가된다. 박명환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마운드를 내려온 뒤 만난 그는 "오늘 맞은 건 신경쓰지 않는다. 던지고 난 뒤 아픈 곳이 없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구위도 문제고, 경기감각이 부족하다. 직구가 힘을 쓰는 것에 따라 제구가 됐다 안됐다 한다. 계속 던져 이겨내겠다"고 했다.

이날 차명석 투수코치는 일찌감치 구리구장에 나와 박명환, 신정락의 피칭을 살핀 뒤 잠실구장으로 향했다. 그는 박명환에게 "많이 좋아졌는데? 커브 원래 안 던졌잖아"라며 "커브는 계속 연습해라. 앞으로 투구수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차 코치는 "어깨 상태 꼭 체크하는 것 잊지 말고. 아프지 마라"는 말을 남기고 잠실로 떠났다.


박명환은 LG 팬들에겐 '애증의 아이콘'과도 같다. 그는 2006시즌을 마친 뒤 FA(자유계약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FA 투수 최고액인 4년 40억원(계약금 18억원, 연봉 5억원, 인센티브 2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적 첫 해 10승6패 방어율 3.19를 기록한 뒤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2008년 6월 오른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고 재활해 2010시즌에 성공적으로 복귀하나 싶었지만, 시즌 막판 또다시 어깨 통증이 도졌다. 지난해에는 아예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고, 2군서 4경기에 등판해 2패 방어율 12.8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김기태 감독은 베테랑들의 경험을 높이 산다. 이미 통산 100승 투수 이대진이 1군에서 선발기회를 부여받았다. 역시 100승 투수로 산전수전 다 겪은 박명환도 구위만 끌어올린다면, 언제든 1군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 올시즌 잠실구장에 다시 서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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