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성, '광속구 투수'로서의 숙명을 극복해라

기사입력 2012-05-06 17:56


SK와 롯데의 주말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SK 최정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한 롯데 최대성이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5.06/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일까.

SK와의 주말 3연전을 마친 롯데가 이번주 거둔 성적은 3승3패. 공교롭게도 3패 중 패를 '파이어볼러' 최대성이 떠안았다. 4일 SK전도 패전은 선발로 나왔던 유먼으로 기록됐지만 결국은 유먼을 구원등판한 최대성이 박재홍에게 결승 투런포를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4월 한 달 간 '무적'으로 통하던 최대성이 지난 5일새 3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다. 첫 번째, 두 번째까지는 '그럴 수도 있는 일'쯤으로 여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진지하게 최대성의 투구에 대해 되짚어봐야 한다.

초구-직구-한가운데, 모두 같았다.

최대성이 홈런을 허용한 세 장면을 살펴보자. 2일 목동 넥센전, 4일 그리고 6일 인천 SK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얻어 맞았다. 상황이 모두 같다. 순서대로 오재일, 박재홍, 최 정을 상대로 모두 초구에 홈런을 허용했다. 그리고 직구였다. 152~153㎞ 사이의 빠른 공이었다. 결정적인 것은 모두 한가운데로 몰린 공이었다는 점이다.

결론을 내보자. 아무리 빠른 공이더라도 한가운데로 몰리면 노림수를 갖고 들어오는 타자들에게는 통타당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빠른공일 수록 일단 배트에 맞으면 비거리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국내 타자들은 최근 몇 년간 150㎞를 훌쩍 넘는 강속구를 볼 기회가 흔치 않았다. 그래서 최대성이 1군 무대에 등장했을 때 센세이션이 일어났다. 도저히 칠 엄두가 나지 않는 구속을 자랑했기 때문. 4월 최대성이 1승 5홀드에 방어율 0.00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상대타자들이 최대성의 공의 주눅이 든 영향이 컸다.

그렇다고 최대성에게 아웃카운트를 헌납할 수 만은 없는 법이다. 타자들도 생존 전략을 찾기 시작했다. 아예 빠른 공 하나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서는 경우가 늘어났다. 최대성의 경우 직구와 슬라이더의 투피치 스타일인데 그마저도 직구의 비율이 현격히 높기 때문이었다. 초구에 직구를 노리고 있는 힘껏 휘둘러 배트에 맞히면 성공이었다. 공이 빨라 비거리는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헛스윙을 한다해도 볼카운트 0B1S으로 다시 시작하면 될 뿐이었다. 박재홍은 홈런을 친 뒤 "공이 빨라 '하나-둘' 박자로 스윙했는데 공이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포기할 수 없는 '광속구'의 딜레마


6일 SK전을 앞두고 최대성과 포수 강민호를 나란히 만났다. 오재일과 박재홍에게 홈런을 허용한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최대성은 "박재홍 선배에게 맞은 홈런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완벽히 손끝에 실밥이 걸리지는 않았지만 152㎞의 공이 들어갔고 박재홍이 잘 친 것일 뿐이라는 뜻이었다. 강민호도 "박재홍 선배가 상대적으로 노장이기 때문에 변화구에 노림수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 직구를 주문했는데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그렇다고 두 배터리 모두 지금의 스타일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성은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투구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강민호 역시 "대성이의 가장 큰 강점은 뭐니뭐니 해도 빠른 공 아닌가. 더욱 자신있게 던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독이되어 날아왔다. 최대성은 자신있게 153㎞의 강속구를 뿌렸지만 공이 한가운데 높은 곳으로 몰리자 직구를 노리던 최 정의 방망이에 여지없이 걸리고 말았다.

문제는 최대성이 이런 구속을 유지하려면 어느정도 제구는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대성은 "몸쪽, 바깥쪽, 높은쪽, 낮은쪽을 나눠서 세세하게 컨트롤을 할 수는 없다. 나 같은 경우는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보고 던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복불복의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제구가 잘된 강속구는 그 누구도 칠 수 없지만 실투성 강속구는 피홈런 확률을 높여줄 뿐이다. 박재홍은 "내 타석 앞에 최 정과 이호준이 무시무시한 공에 삼진을 당했지만 나에게 홈런을 허용한 공은 가운데로 몰린 느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속을 5~6㎞ 정도 줄이고 제구에 신경을 쓰면 어떻겠냐는 얘기도 있지만 이는 현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최대성은 지금의 '광속구'를 주무기로 상대타자들과 싸워야 한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앞으로 또 이런 피홈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게 문제다. 결국 최대성에게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직구 외에 새로운 구종 개발과 변화구 제구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포수 강민호의 몫도 있다. 볼배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초구를 직구, 그리고 스트라이크로만 유도할 필요가 없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