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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집을 1년 계약했어요.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때는 지난해 11월 22일.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2차 드래프트가 열렸다. 각 구단은 40명의 보호선수를 지명했고, 나머지 구단들은 보호명단 안에 들지 못한 선수를 지명해 영입할 수 있었다. 롯데는 1라운드에서 3억원을 지불하며 두산 김성배를 데려왔다. 주 코치는 당시를 회상하며 "양승호 감독님께서 평소에 눈여겨보고 있던 선수였다. 2차 드래프트에 나왔다는 소식에 '무조건 영입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성배에게는 충격이었다. 2003년 두산에 입단,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며 단 한 번도 팀을 옮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40인 보호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었던 것 자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김성배는 "물론 구단의 기대에 보답은 못했지만 9년 동안 스프링캠프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만큼 두산도 김성배에 공을 들여왔다는 뜻. 이어 "때문에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기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고 말했다.
냉정히 말하면 두산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정든 팀에 대한 아쉬운 마음은 없었을까. 김성배는 "정말 챙겨주시고 아껴주셨었다. 오랜 기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부산 집 1년 계약 했던 이유
그렇게 김성배는 롯데에 새 둥지를 틀었다. 81년생이지만 미혼인 그는 부산에 혼자 살 집을 구해야 했다. 김성배는 "조그마한 방을 1년 계약했다. 롯데에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었고, 인생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박이 터졌다. 이제 김성배는 롯데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자리매김 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김성배는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후회를 남기지 말자'고 다짐하고 상동에서 겨우내 몸을 만드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양 감독의 배려도 한 몫했다. 사실 김성배는 팔꿈치 통증으로 사이판 전지훈련에 함께하지 못했다. 10m 밖에 공을 던지지 못했다. 새 팀에와서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무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몸 만들어지면 꼭 부를테닌 차분하게 운동하라"라는 양 감독의 격려에 체계적인 운동을 했고 결국 일본 가고시마 2차 전지훈련에 완벽한 몸상태로 참가할 수 있었다.
김성배는 두산 시절을 떠올리며 "두산에서 기회를 정말 많이 주셨다. 하지만 냉정히 돌이켜보면 1군에서 던질 몸을 만들지 못한 상태였다. '날 왜 올리지'라는 생각이 심적 부담감으로 연결됐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최고의 컨디션으로 공을 던져 성적도 좋게 나오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김성배의 목표는 소박했다. "그동안 많이 아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공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하나 더. 그는 "나이도 나이인 만큼 결혼도 해야하지 않겠나. 롯데에서 계속 뛰며 부산에 확실히 터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