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비 하니 더 신나네, LG 박용택의 부활

최종수정 2012-05-21 10:54


잘 나가는 LG에서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는 이는 누구일까.

4월은 4번타자 정성훈이 미쳤다면, 5월엔 박용택이다. 박용택은 올시즌 1번타자와 2번타자로 번갈아 나서고 있다. 지난 2년간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왔지만, 올시즌엔 외야수비에 나서는 일도 많다.

박용택은 올시즌 '변신의 사나이'다. 지난해 4번타자를 맡고 거포에 걸맞게 몸을 불렸다 한차례 실패를 맛본 후, 다시 과거의 날렵한 몸으로 돌아왔다. 20일까지 도루 10개를 해내며 2002년 데뷔 때부터 11년 연속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공동 4위를 달리며 2005년 도루왕(43개)의 위용을 조금씩 뽐내고 있다.

박용택은 최근 'BIG5'로 불릴 만큼 과포화상태였던 LG 외야에서 지명타자로 밀려났었다. 수비가 나쁜 건 아니지만 다소 어깨가 약했고, 2009년 수위타자(3할7푼2리) 박용택을 타격에만 집중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박용택은 2010년 3할, 2011년 3할2리로 타율이 떨어졌다. 특히 타격 부진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타격 사이클이 한번 내려가기 시작하면, 쉽게 올라오지 못했다.

흔히 타자들은 수비에 나섰을 때 타격감을 조절하기 쉽다고 말한다. 매이닝 수비에 뛰어 나가야 경기의 흐름도 놓치지 않을 수 있고, 방망이도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명타자의 경우 오로지 자신의 타석 때만 그라운드로 나선다. 덕아웃에서 끊임없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려 하지만 쉬운 일만은 아니다.

박용택 역시 이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명타자를 할 때 방망이가 잘 맞으면 전혀 상관이 없다. 하지만 안 맞기 시작하면 정말 힘들다"고 밝혔다. 떨어진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수비 부담이 없냐는 질문에는 "20년 동안 야구하면서 항상 수비하러 나갔는데 2년 쉰다고 감이 떨어질 일은 없다"며 웃었다.

실제로 박용택은 좌익수와 중견수를 오가면서도 수비에 문제를 보인 적이 없다. 타구 판단력이 좋고, 발이 빠르기 때문에 수비범위 또한 넓다. 몸을 날리는 다이빙 캐치 등 호수비도 종종 나온다.

박용택은 "올시즌 내가 수비에 들어가는 경우가 생기면서 모두들 체력 안배가 돼 서로서로 좋은 것 같다. 나 역시 수비에 많이 나가는 게 컨디션 조절하기 좋다"고 했다. 박용택을 유동적으로 기용하면서, 본인도 살고 다른 팀원들도 사는 효과가 생긴 것이다.


박용택은 타율 3할2푼8리로 타격부문 5위에 올라있다. 5월 타율은 무려 4할3리다. 특히 하위타순에서 만들어 준 찬스는 놓치지 않는다. 득점권 타율이 4할5푼5리로 절반에 가까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톱타자에 외야 수비까지. 박용택은 한창 좋았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 2년간 변신에 실패하며 정체된 것을 감안하면, 돌아온 박용택의 기세는 가히 놀랍다. 함께 달라진 박용택과 LG의 동반 상승세, 재밌는 관전포인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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